쌀·밀가루 대체제 부상…글루텐프리·저탄수화물로 인기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키토(저탄수화물) 김밥부터 아보카도 비빔밥, 크림 리조또까지…. 최근 트렌디한 식당을 점령한 이 메뉴들은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재료가 숨어있다. 바로 흰밥 대신 들어간 콜리플라워(cauliflower)다.
국내에서 ‘꽃양배추’로 불리는 콜리플라워는 브로콜리, 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 속한다. 브로콜리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녹색이 아닌 흰색이다. 하얀 색감 때문에 쌀이나 밀가루를 대체하는 채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색상 외에도 콜리플라워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체중감량 등을 이유로 많은 현대인이 피하는 탄수화물이 비교적 적게 들어있다. 쌀과 밀가루는 물론, 곡물 대신 자주 사용되는 채소 중에서도 탄수화물 함량이 적은 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콜리플라워 100g(생것)당 탄수화물 함량은 4.8g이다. 고구마(35.5g)나 감자(15g), 단호박(13.6g)보다 훨씬 적다.
식이섬유도 많이 함유해 포만감을 유지하기도 좋다. 식감 역시 밥알처럼 보슬보슬하다. 여기에 ‘글루텐 프리(gluten-free·글루텐이 없는)’라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글루텐은 밀과 같은 일부 곡물에 든 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이다.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 글루텐 프리 시장에서 콜리플라워는 밀가루 대체제로 급부상한 ‘스타’다. ‘쌀밥’ 대체제로 주목받는 국내처럼 밀가루가 주식인 서구권에서는 글루텐이 없는 밀가루 대체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십자화과 채소에 공통으로 많은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 성분도 풍부한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우리 몸에서 항암 효능을 보이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콜리플라워 인기로 시중에는 쌀알처럼 잘게 썰어서 냉동시킨 ‘콜리플라워 라이스’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됐다. 간편하게 전자레인지에 데워 각종 밥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점성이 밥보다 조금 약한 것이 단점이다. 찰기를 원한다면 취향에 따라 찹쌀이나 백미를 섞어도 좋다.
콜리플라워는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다이어트 식재료로 유명하기도 하다. 오프라는 열량과 탄수화물을 줄이기 위해 콜리플라워를 이용한 피자 레시피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미국에선 특히 ‘매쉬드 콜리플라워’ 요리가 인기다. 감자를 넣은 매쉬드 포테이토(으깬 감자요리) 대신 콜리플라워를 이용한 메뉴다. 흰 감자를 으깬 것처럼 모양과 식감이 유사하다. 해당 메뉴는 채소를 잘 먹지 않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식단에도 몰래 들어갔다. 지난 2020년 미국 현지 매체는 그의 건강을 위해 감자를 ‘가장한’ 콜리플라워가 트럼프의 식단에 사용됐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