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시사에

“범인 아니니 안 할 거라 믿어”

나흘 전 손잡았지만…이재명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 [이런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고(故)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실의 ‘재의요구권(거부건)’ 시사에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범인이 아닐 것이니까”라며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년간 현직 대통령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해왔던 말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였다). 범인이 아닐 테니까 거부하지 않을 거로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수년간 계속 대통령 후보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되뇌어 왔던 게 아닌가”라며 “아마 현수막으로 붙인 거만 해도 수만 장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21대 국회 거의 마지막에 이르고 있는데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킬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라며 “진실을 규명하는 것에 대해서 왜 이 정부·여당이 이처럼 인색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말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백주 대낮에 정말 영문도 모르고 우리 국민 159명이 유명을 달리하는 이 참혹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분명하게 해서 그 책임을 묻고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하는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 최소한의 책무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어 “저는 이태원 참사를 방치한 것이 결국 오송 참사를 불렀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 국민들 뇌리에서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지만 오송 참사 문제도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정말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가 영수회담에서도 말씀드렸던 거처럼 정치가 전쟁이 되어선 안 된다. 반드시 상대방을 죽여야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존중하고 공존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들의 의사에 접근해 가는 정치를 되살려야 한다”고도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외압 관련 특검법도 어렵게 국회를 통과했다”며 “집권 여당의 표결 불참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나쁜 정치라는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선 매우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다. 말의 도가 지나쳤다”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거부권 운운하는 것은 정말 잘못됐다”며 “대통령실이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에 민주당의 강력한 저항은 물론이고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하게 경고해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