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제품, 매출·시장 점유율 증가 효과
“음용 목적 따라 섭취 유의를” 목소리도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본격적인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제로 슈거와 제로 칼로리를 앞세운 이온음료(수분보충음료)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헬시 플레저(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것)’ 유행에 맞춰 제로 음료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다만 기존 이온음료 본연의 목적이 수분 충전 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체당을 활용하는 제로 제품은 음용 목적에 따라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게토레이 레몬 제로’를 직영몰인 칠성몰에 선판매하고 있다. 광고 모델로는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를 내세웠다.
국내에서 게토레이는 롯데칠성음료가 미국 음료사 펩시코와 생산 판매계약을 체결해 선보인 제품이다. 이번 게토레이 레몬 제로 신제품도 해외에서 판매 중인 제품이다. 롯데칠성은 원액을 수입해 국내에 유통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제로 제품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카-콜라사는 이달 ‘토레타! 제로’를 출시하며 제로 이온음료 제품군을 확대했다. 앞서 코카-콜라사는 지난해 제로 칼로리 제품 ‘파워에이드 제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는 당 섭취 함량을 낮춘 제로 이온음료 제품이 헬시 플레저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온음료는 탄산음료보다 당 함유량이 적다. 하지만 결국 이온음료도 물과 설탕이 주원료인 만큼 음료 대용으로 마실 경우 당 섭취가 과도해질 수 있다. 제로 제품은 대체당을 활용해 당 성분을 제거한다. 예컨대 게토레이 제로와 토레타 제로의 경우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등 대체 감미료가 포함됐다.
제로 제품은 실적을 견인하는 매출 효자로 급부상했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효과는 덤이다.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카니발리제이션(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로 신제품 출시가 기존 제품의 일부 수요는 빨아들이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며 “밀키스의 경우 제로 제품 출시 후 오리지널 제품 판매가 되레 같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의 제로 제품 출시에 선을 그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이온음료 본연의 기능은 물보다 흡수를 빠르게 해 갈증을 해소해주는 것”이라며 “그 역할을 당이 해주기 때문에 당이 빠지면 이온음료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기존 이온음료는 운동 중 빠져나간 염분과 수분 등을 충전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상적인 활동으로 무기질(전해질) 균형이 깨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소비자가 음용 목적에 따라 적절한 제품을 섭취해야 한다고 권한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기존 이온음료는 운동할 때 부족해지는 수분, 전해질 등을 충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신다”며 “제로 이온음료는 보통 대체당을 활용하는데, 대체당은 손실된 에너지를 채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로 제품으로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에 당뇨 환자나 일상생활에서 음료를 마시고 싶은 소비자는 제로 제품이, 운동 후 섭취 목적으로는 기존 제품이 더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