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인사·경제민주화 정책 펼쳤던 ‘제2의 박근혜 비대위’ 될까
황우여 “가장 시급한 것은 서민경제…당정 논의 등 움직임 필요”
‘이준석 전당대회’ 때 준비위원장·‘박근혜 비대위’ 때 원내대표 역임
“김재섭 등 이목 끈 당선인 포함되어야 쇄신 이미지 줄 수 있어”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을 앞둔 가운데 수도권·3040 인사가 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비대위가 총선 참패의 책임으로 꾸려지는 만큼 원인을 짚어야 한다는 취지다. 쇄신과 파격 인사, 잇따른 경제민주화 정책 발표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박근혜 비대위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여권에 따르면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지명자는 조만간 7~9명의 비대위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 지명자는 비대위원의 지역 및 연령 안배를 고민 중인데 원외 조직위원장도 여럿 포함될 전망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해 다수 인사가 황 지명자에게 이같은 취지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원내대표를 통해 황 지명자에게 ‘원외 조직위원장의 목소리를 반영해달라’는 의견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황 지명자의 합리적 정치 스타일 상 최대한 고려해 비대위원을 선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원외 조직위원장위원회는 황 지명자와 만남 일정을 조율 중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수도권 민심이 중요한데 (국민의힘이) 지금 잘못하면 ‘영남 자민련당’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수도권 원외 조직위원의 민심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말씀드릴 계획”이라고 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이 포함된 3040 험지 출마자 모임 ‘첫목회’ 멤버가 비대위원으로 합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오는 2일 첫 세미나를 여는 첫목회는 현재 20여 명의 멤버로 구성됐는데, 현역 비례대표인 김은희 의원과 22대 비례대표 당선인인 김소희 당선인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김재섭 당선인처럼 22대 총선에서 이목을 끌었던 당선인이 포함되면 쇄신의 이미지를 강하게 줄 수 있다”며 “황 지명자의 별명이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唐手·가라테)가 8단’이다. 여론을 충분이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밖에도 비대위에는 경제분야 전문가가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황 지명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비대위 첫 과제를 묻는 질문에 “투트랙으로 갈 것 같다”며 “새로운 당대표를 뽑을 준비를 하는 문제와 민생 문제에서 여당으로서 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황 지명자는 “일단 시급한 것은 민생, 서민경제”라며 “경제분야에서 시급한 것에 대해서는 당정 논의 등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자율이 높아 서민들이 힘들어 하고 소기업들이 도산하고 임금 체불율이 높은 현실”이라며 “이런 부분을 잘 해결해야 한다. 정쟁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비대위 혁신 최대 지표는 ‘전당대회 룰 변경’이다. 당심 100%였던 3.8 전당대회가 수직적 당정관계를 고착화하는 시발점이었던 만큼 일반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고 당대표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소장파들의 주장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황 지명자가 폭 넓은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황 지명자가 8년 간 정치권을 떠나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맡았고, 성공한 비대위로 꼽히는 박근혜 비대위 출범 당시 원내대표를 맡아 당의 쇄신 과정을 지켜봤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21년 전당대회는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됐던 전당대회였다. 당시 ‘5대5로 가자’는 주장과 ‘7대3으로 가자’는 주장이 맞붙었는데 이를 절충해 당대표 주자 예선만 ‘5대5’로 진행했다”며 “박근혜 비대위 때 집단지도체제로 넘어갔기 때문에 당 지도체제 변화에 대해서도 열려있는 분”이라고 봤다. 2011년 말 띄워진 박근혜 비대위는 당 쇄신과 파격 인사, 잇따른 경제민주화 정책 발표로 새누리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황 지명자를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추인할 방침이다. 윤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사퇴 후 18일 만에 지도부를 재구성하고 다시 시작할 채비를 갖췄다”며 “국민들께서도 국민의힘의 변화 노력을 지켜봐주시고 나태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사정 없이 회초리를 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