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넘버2 합참차장 16년 만에 대장 격상
국군 대장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1명 늘어
인구소멸 위기 속 장성 숫자 감축 흐름 역행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대한민국 국군이 대장 자리를 하나 늘리면서 기존 7명이었던 대장은 총 8명이 됐다.
세계 최악의 출산율 여파가 국방 분야까지 엄습하고 병역자원이 급감하는 데 따라 장성 수를 줄여온 기존 흐름에 역행하는데다 ‘상부구조 비대화’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군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강호필(56·육사 47기·중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대장으로 진급시키고 합참차장에 보직 임명했다.
앞서 국방부는 전날 강 본부장을 대장으로 진급시키고 합참차장에 보직하기로 내정한 바 있다.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차장은 합참의장을 보좌하며 합참의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직무를 대행한다.
‘별 넷’ 합참차장은 2008년 박인용(해사 28기) 해군 대장 이후 무려 16년 만이다.
합참차장은 노태우 정부 시절 남북 고위급회담 과정에서 북한 측 군사대표와 격을 맞추기 위해 일시적으로 대장이 맡다 김영삼 정부 들어 중장으로 조정됐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대비를 이유로 다시 대장으로 격상시켰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전작권 전환 논의가 지지부진해지면서 다시 중장으로 조정됐고, 이는 박근혜,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에서 합참차장을 대장으로 격상함으로써 2019년 1군사령부와 3군사령부를 통합해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하면서 7명으로 줄었던 국군 대장도 다시 8명으로 회귀했다.
인구절벽을 넘어 인구소멸이라는 빨간불이 켜지고, 2018년 초만 해도 61만8000여명이었던 상비병력이 50만여명 수준으로 10만명 넘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장 자리는 오히려 하나 늘어난 셈이다.
국방부가 지난해 발간한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 상비병력은 128만여명에 달한다.
첨단 무기체계와 한미 연합전력을 고려하더라도 국군보다 2.56배 많은 북한군 규모는 그 자체만으로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추세가 우려를 넘어 공포스런 수준이라는 점이다.
군은 2027년까지 50만명 수준의 상비병력을 유지한다는 구상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군 입대 20세 남성인구는 2025년 1차 급감하고, 다시 2035년부터 2차 급감해 오는 2040년에는 14만20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2039년 39만3000여명으로 40만명 선이 무너지고, 2040년에는 36만명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마저 나온다.
인구절벽으로 직업군인 자원도 줄어들면서 초급간부와 중간간부 충원도 쉽지 않은 마당에 16년 만에 합참차장 대장 격상을 둘러싸고 뒷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국방부는 합참차장을 다시 대장이 맡은 데 대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를 비롯한 위중한 안보 상황 속 대비태세 확립을 위한 합참 지휘부 조직 보강, 전략사령부·드론작전사령부 창설에 따른 합참의 조정·통제 역할 확대 등을 배경으로 들었다.
또 합참차장이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합동전투 발전과 상호운용성 제고를 위해 육해공군 참모차장과 합참 본부장 등 중장들이 참여하는 ‘합동성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만큼 대장이 필요하다는 점도 꼽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참차장은 장군 정원상 대장 보직이었고, 대장이 7명에서 8명으로 1명 늘어나지만 370명 장군 정원은 그대로다”며 “중장 1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합참차장의 계급만 상향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직이 중장에서 대장으로 격상되면 의전이나 보고체계 등 적지 않은 부분에서 변화가 불가피하다.
군 안팎에선 국군 대장 자리가 돌연 늘어난 것을 둘러싸고 장성 수 감축 기조에 역행하는 ‘군 이기주의’의 발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