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허가 ‘마라’식당 907곳
한국에 3년 동안 최소 2622곳 생겨
1위 마라탕브랜드, 매장 470개 넘어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한국인의 마라탕 사랑에 2년 연속 900개가 넘는 ‘마라’ 식당이 문을 연 것으로 파악됐다. 10·20대 사이에서 ‘마라탕 먹고 탕후루’라는 일명 마라탕후루가 놀이처럼 유행하면서 성장세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19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마라’가 들어간 상호를 쓰는 일반음식적 907곳이 영업허가를 받았다. 2021년 735곳, 2022년 980개 이어 3년간 ‘마라’를 이름에 쓴 식당이 2622개가 생겼다. 올해 1~3월에도 새로 생긴 98곳의 음식점 간판에 ‘마라’가 들어갔다.
가맹점 사업을 하는 마라 브랜드도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말 등록된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마라’를 포함한 가맹점 수는 2020년 377개에서 2022년 1619개로 4.29배로 증가했다.
마라탕 식당은 ‘○○마라탕’이라는 상호도 많이 쓰지만 ‘마라○○’, ‘탕화쿵푸’처럼 마라탕이라는 글자 전체를 쓰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름에 ‘마라탕’을 포함한 가맹점 수 역시 2020년 279개에서 1066개로 약 4배 증가했다. 공정위 정보공개서는 2022년 말 기준 숫자인 만큼 마라탕을 판매하는 식당 수는 실제로 더욱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
마라탕 브랜드 업계 1위인 ‘탕화쿵푸’는 4월 기준 전국 매장 수가 470여 개에 달했다. 매출도 꾸준하게 증가했다. 탕화쿵푸를 운영하는 한국탕화쿵푸 매출액은 2021년 37억원에서 2022년 87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021년 22억원에서 48억원으로 2배를 넘었다. 지난해 매출은 10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욱 탕화쿵푸 본부장은 “중국 본토 마라탕과 달리 땅콩 베이스를 쓰는 등 한국인 입에 맞춘 맛이 인기 비결”이라며 “최근에는 국내 성장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주요 마라탕 브랜드 5곳의 마라탕 가맹점 수만 더해도 이날 기준 1000곳을 가볍게 웃돈다. 헤럴드경제가 확인한 업계 주요 마라탕 브랜드 5곳의 마라탕 가맹점 수(이날 홈페이지 기준)는 탕화쿵푸(470여 개), 소림마라(181개), 라화쿵부(184개), 라홍방마라탕(129개), 춘리마라탕(2022년 기준, 128곳)에 달했다.
다만 마라탕 가맹점 수는 약 3만개에 달하는 치킨 프랜차이즈보다 미미한 수준이다. 가맹본부의 인원 규모가 10명 미만인 경우도 많다. 일반 중식집에서 메뉴 중 하나로 팔기도 하고, 중식·기타 외국식·기타 외식으로 분류돼 정확한 ‘마라탕집’ 현황을 파악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성장세는 뚜렷하다. 공정위의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 발표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가진 대형 브랜드의 비중은 전체의 4%에 불과한데 매장 수가 100개 이상인 마라탕 브랜드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마라탕으로 일종의 재미를 느끼는 이들이 늘었다”면서 “알리, 테무 등 중국 서비스나 제품과 접점이 늘면서 현지 음식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