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글로벌기업 많지만 주식시장 저평가”

1월 밸류업 언급 이후 미·일 앞지르며 상승

“일희일비는 안한다…중장기 상승 계기” 기대

尹 ‘밸류업’에 주요국 앞지른 韓 증시…대통령실 “외인 관심 긍정적” [용산실록]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글로벌 경쟁력 갖춘 글로벌 기업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 있습니다” (1월 17일 민생토론회)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기업들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증시도 두달 반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 수익률이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 증시 상승률을 웃도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방안을 찾아가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헤럴드경제에 “지난 5일 F4 회의에서도 밸류업 정책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진 부분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며 “수익률을 놓고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증시를 상승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F4회의는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수장이 만나 비공개로 정책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일본도 관련 정책을 추진한 뒤 7~8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왔다”며 “개인투자자들과 기업 오너, 외국인 투자자 등 이해관계가 다른만큼 이에 따른 답을 찾아가야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밸류업 정책이 처음 언급된 건 지난 1월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때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현상을 문제로 언급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및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와 기업이 상생하는 증시를 만들고, 거래 편의도 증진시켜 나가겠다고 시사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뒤, 정부 정책 기대감이 나오면서 코스피지수도 약 두달 간 상승세를 보였다. 밸류업 정책이 처음 언급된 1월 17일 이후 이달 4일까지 코스피지수는 13.4%(배당락 효과 0.8% 정도 고려)가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일본, 독일, 중국의 대표지수들의 상승률을 웃돈다. 해당 기간동안 다우존스와 니케이 225지수는 각각 3.6%, 12.1% 뛰었다. 독일 닥스, 중국 상해종합지수 수익률도 각각 12%, 8.3%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글로벌 증시가 올랐지만 밸류업 영향도 있다고 본다”며 “PBR이 1.0배 수준으로 올라왔고, 외국인들의 매수세 유입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간의 상승세로 밸류업 정책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추진 중인만큼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을 통해 이달 말~5월 초 사이 2차 세미나를 개최해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 공개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밸류업 기업에 대한 법인세, 배당소득세를 감면하고 주주권 보호 등을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구체화되는대로 나올 전망이다.

윤 대통령 또한 지속적으로 밸류업 정책 추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경제 분야)’에서도 “우리 주식시장에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금융투자 관련 세제 개선, 기업 밸류업 정책에 대해 “국민이 재테크를 할 수 있게 도와 자본가와 근로자의 이해를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계층 간 갈등을 없애고 이해를 일치시켜 나가는 국민 통합의 한 방향이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밸류업 지원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등 민생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담은 법안은 22대 국회가 구성되면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제출하고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