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격전지 여론조사서 1~3%p차 접전 늘어

韓 “전국 55곳 박빙”-李 “2~3%p로 50석 움직여”

“지지정당 없다” 무당층, 약 석달 만에 25→17%

사전투표율-여론조사 깜깜이 기간 악재가 변수

무당층 줄고, 격전지 늘고… ‘깜깜이 기간’ 여야 지지층이 결집한다 [이런정치]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진·박상현 기자] 22대 총선 승부처 곳곳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대 격전지인 한강·낙동강 벨트에서 적게는 1%포인트(p) 격차의 초접전 선거구도 여럿 등장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50여곳을 ‘박빙’ 선거구로 판단했다. 내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사전투표 투표율과 함께 ‘여론조사 블랙아웃’ 기간 벌어질 수 있는 악재 대응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한강 벨트에서는 최근 여야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줄어드는 여론조사가 다수 발표됐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의 경우 조원씨앤아이가 이데일리 의뢰로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1~2일 실시한 조사에서 강태웅 민주당 후보는 47.3%, 현역인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는 45.2%를 얻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p) 내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업체가 동작을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류삼영 민주당 후보(48.5%),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47.5%)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 벨트의 양산을에서는 현역인 김두관 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국민의힘 후보가 여론조사마다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부산 북을, 남구에서는 여야 후보 격차가 불과 1~3%p대인 조사가 격차를 보이는 여론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충북 충주 지원유세에서 “박빙으로 저희가 분석한 곳이 전국 55곳이고 그 중 수도권이 26곳”이라며 처음으로 판세 분석을 내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경남 창원 유세에서 “전국 49~50곳 정도를 박빙 선거구로 본다”며 “여론이 2~3%p 이내에서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50석이 이쪽으로 갔다, 저쪽으로 갔다 한다”고 말했다.

여야 지지층이 결집한 만큼 무당층은 줄었다. 한국갤럽의 올해 1월2주차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25%였던 무당층은 가장 최근 실시된 3월4주차 조사에서 17%까지 감소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이어졌던 여야의 결집 행보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연일 유세에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띄우며 야권 후보들의 도덕성 문제를 직격해 왔다. 민주당에서는 공천 갈등을 딛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등판했다. 조국혁신당도 ‘정권 심판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변수로는 사전투표율과 더불어, 선거 당일까지 여론 변화를 알 수 없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블랙아웃) 기간 동안 불거질 각종 논란들이 꼽힌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추세를 보면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마음을 정했다. 그 중 40% 이상은 사전투표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투표 정당을 정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당 충성도가 약하고, 합리적인 성향이 강해 혐오 발언 등 변수에 상당히 민감하다”며 “블랙아웃 기간 동안 의정 갈등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도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2016년 실시된 20대 총선은 블랙아웃 기간 여야 승패가 엇갈린 사례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은 180석에 가까운 압승을 전망했지만, 선거 직전 계파 갈등이 정점을 찍으면서 실제 선거 결과는 122석에 그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최근 문제가 된 민주당 후보들의 재산 형성 과정과 막말 문제들도 (지속적으로) 확산 되는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