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5월 선물 가격 연초 대비 129.4%↑
관련 ETF 수익률도 137.13% 늘어나
다만 코코아 선물 투자 제약, 미국 ETF도 상폐
하반기 기후환경 개선, 가공종목 투자 조언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역사상 최고가를 형성하면서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코코아 선물 가격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초 대비 비트코인 수익률보다 2배 가량 앞섰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는 데 제약이 있는데다, 이르면 6월부터 엘리뇨 등 재배환경이 정상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 코코아 가공기업에 주목하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투자정보제공 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영국 런던 증시에서 위즈덤트리 코코아(WisdomTree Cocoa) 상장지수펀드(ETF)는 전 거래일보다 0.95% 오른 1만78달러(135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4250달러·571만원) 대비 137.13% 증가했다.
해당 ETF는 블룸버그 코코아 지수(Bloomberg Cocoa TR)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코코아 선물 가격이 연초 대비 129.4% 오르자 수익률도 나란히 급등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효과로 급등한 비트코인의 같은 기간 상승률(72.4%)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코코아는 다양한 원자재 투자 대상 중 하나다. 원자재 투자 대상은 크게 ▷곡물(코코아·커피·대두·백설탕 등) ▷에너지(원유·천연가스·탄소배출권 등) ▷귀금속(금·은 등) ▷비철금속(구리·니켈·아연 등)으로 나뉜다. 원자재 시장은 보관상의 문제로 인해 선물거래가 주를 이룬다. 선물거래는 1·2·3·6개월, 1년 뒤 인도할 상품을 미리 계약하는 거래 방식으로 원자재 가격 변화에 따라 손익이 달라진다.
증권사에서 해외선물계좌를 개설해 투자할 수 있지만 코코아는 접근성이 낮다. 금,은,구리,원유 등과 달리 대부분 증권사에서 상품이 개설되지 않았다. 미국 증시에도 기존에는 코코아 관련 ETF 상품들이 있었지만 현재 모두 상장폐지 돼 직접 투자에 제약이 있다.
국내 펀드 가운데 일부 코코아를 편입한 상품은 있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일반상품-파생형)’은 현재 코코아(2.34%)를 편입해 운용하고 있다. 3년 수익률은 37.28%로 최근 코코아 가격이 급등했지만, 편입비중이 높지 않아 수익률이 비례하진 못했다.
코코아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은 건 기후 및 자연변화 영향이 주된 요인이다. 엘니뇨 현상에 따라 세계 최대 생산국인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와 2위 가나의 코코아 생산량이 감소했다.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이상, 0.5도 이상 올라가는 엘니뇨는 자연적 현상으로 보통 2~7년 주기로 발생한다. 두 국가는 전 세계 코코아 공급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상기후에 더해 카카오 나무의 생산성 악화까지 덮쳤다. 유엔 산하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카카오 나무 노령화와 질병으로 주산지(코트디부아르·가나)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전세계 공급 부족은 37만4000t 수준으로 예측했다.
엘니뇨 현상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끝나면서 공급 차질 개선 전망도 나온다. 미국 기후예측센터(CPC/IRI)는 지난 14일 9~11월 사이 라니냐 현상 발생 가능성을 기존 77%에서 85%로 상향했다. 10~12월은 85%로 전망하고 있다. 엘니뇨와 반대 현상인 라니냐가 찾아오면 재배환경도 돌아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라니냐 전망이 이르면 6월달로 나오고 있는데, 이 경우 주요 코코아 산지들에 다시 적정량의 비가 오면서 수확 가이던스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하반기 때부터는 코코아 상방 압력이 점점 둔화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코코아 관련 ETF가 미국에서 상장폐지가 돼 투자가 어려운 만큼 가공 기업들 종목에 집중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