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 정도’ 따라 4가지 구분…WHO 권한 분류법

가공식품보다 위험한 ‘초가공식품’…“섭취량 주의”

가장 위험한 가공식품은 ‘이것’…최악 등급은?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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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열량과 영양소만 따져서는 건강을 지키는 게 불가능하다.”

카를로스 몬테이로(Carlos Monteiro)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영양보건학 교수의 말이다. 음식의 열량과 영양소뿐만 아니라 각종 첨가물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도 따지라는 조언이다.

지난 2009년 그가 창안한 새로운 식품 기준은 ‘노바(NOVA)’ 분류법이다. 식품을 ▷미가공 또는 최소가공식품(과일, 채소 등) ▷가공 식재료(설탕, 소금, 식용유, 버터 등) ▷가공식품 ▷초가공식품(Ultra Processed Food)으로 나눈다. 노바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을 권한 식품 분류법이다. 연구 논문에도 많이 적용된다.

그가 노바를 만든 건 과도한 ‘초가공식품’ 섭취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다. 몬테이로 교수는 “초가공식품은 진짜 음식이 아니다(Ultra-processed foods are not ‘real food’)”라는 말로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2009) 사설에서 “국제기구들이 담배와 비슷한 국제협약을 만들어 초가공식품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은 어떻게 구분할까. 주로 가공식품 단어만을 사용한 국내에서는 다소 개념이 생소할 수 있다. 가공식품은 자연재료에 설탕, 소금, 기름과 같은 첨가 성분을 2~3개 넣은 식품이다. 치즈나 주스, 통조림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가장 위험한 가공식품은 ‘이것’…최악 등급은?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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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은 여기에 더 많은 첨가제가 들어간다. 과일주스 농축액, 고과당 옥수수시럽, 방부제, 유화제, 색소, 향료 등을 넣고 가공한다. 가공 단계도 훨씬 더 복잡하다. 케이크, 탄산음료, 과자, 라면, 소시지, 햄버거, 냉동 피자 등이 초가공식품이다.

우리가 모두 가공식품이라 부르는 것도 노바 기준을 적용하면 등급이 나뉜다. 최근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은 귀리를 예로 들면, 통귀리를 자른 ‘스틸컷 오트밀(Steel-cut oatmeal)’은 ‘미가공/최소가공식품’에 속한다. 여기에 설탕이 들어가면 ‘가공식품’이다. 하지만 각종 첨가물질을 더 넣은 ‘오트 과자’라면 ‘초가공식품’이다.

식품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어떻게 만들고 뭐가 들어갔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노바의 핵심이다. 노바 기준에서는 초가공식품인 당근케이크보다 가공식품인 당근주스 제품이 차라리 나은 선택이다. 물론 가장 건강한 것은 아무런 ‘더하기’가 없는 ‘그냥’ 당근이다.

초가공식품의 악명은 수많은 연구결과로 입증됐다. 최근 영국의학저널에도 관련 논문이 실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진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진의 연구결과, 초가공식품의 과도한 섭취는 32가지 질환 및 사망 위험과 관련됐다.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으면 심혈관질환 관련 사망 위험이 최대 50% 높았다. 불안 및 정신건강 장애 위험도 최대 53% 상승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초가공식품 섭취량도 ‘빨간불’이 켜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국내 성인 4명 중 1명은 하루 총 열량의 절반 이상을 초가공식품을 통해 얻었다.

가장 위험한 가공식품은 ‘이것’…최악 등급은? [식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