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父 알츠하이머 진단…유전 가능성
트럼프, 인지 검사 받은지 6년 이상 지나
트럼프 캠프 “바이든 동참하면 인지 검사 받을 것”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말실수가 이어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작 본인의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아버지의 알츠하이머 병력이 대선 가도에 걸림돌이 될 것을 둘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년간 초기 치매 징후를 검사하는 몬트리올 인지 평가를 두번이나 통과했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했지만 가장 최근에 테스트를 치른 시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주치의를 지낸 로니 잭슨 하원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1월 트럼프에게 해당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측은 정골학 박사인 브루스 아론월드가 트럼프의 건강이 매우 좋으며 인지 검사 결과도 독보적이라고 평가한 서한을 공개했지만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전체 의료 보고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몬트리올 인지 검사를 개발한 신경과 전문의 지아드 나스레딘은 “만약 70대인 누군가가 2018년 몬트리올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최근 시험결과를 오늘날 인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신 건강이 오랜 기간 집착을 보여온 것은 자신의 아버지인 프레드 트럼프 시니어가 알츠하이머를 앓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딸 메리 트럼프에 따르면 트럼프의 아버지는 80대였던 1990년대 중반 마라라고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자신의 두 자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알아보고서는 자신에게 캐딜락 자동차를 사달라며 어린아이 처럼 졸랐다.
프레드 트럼프 시니어는 앞서 86세인 1991년 주치의에게 검사를 받았는데 주치의는 “치매 초기의 징후가 있고 최근 몇년 간 명백한 기억력 감퇴와 심각한 기억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의사는 프레드 트럼프 시니어가 “자신의 생일과 나이도 몰랐고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다른 가족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남겼다.
메리 트럼프는 “도널드 트럼프는 아버지의 치매 발병에 크게 화를 냈고 인생의 무의미함에 눈을 뜨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치매를 이용해 가족의 재산을 장악하려 했다는 혐의로 순년간 소송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법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기억력 감퇴와 치매 진단 여부에 대해 몰랐다고 답했으며 아버지의 인지 능력이 날카로웠다고 답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아버지의 치매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트럼프의 아버지는 1999년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치매 공식 진단을 받은지 8년 만이었다.
트럼프 오거나이저의 한 전직 고위 간부는 “트럼프는 분명히 알츠하이머를 두려워 한다”면서 “그가 매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신건강 상 대통령 직에 적합한지 공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중요하다”고 WP에 말했다.
사실 대선 과정에서 후보가 몬트리올 검사와 같은 인지 검사를 받은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1980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정기적을 치매 검사를 받기로 동의하고 자신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경우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그는 1981~1989년 두번의 임기를 지냈고 1994년에 대중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공개했다.
나스레딘 박사는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그 세대의 후보나 대통령은 신체 검사를 받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인지 검사를 받고 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대통령은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 고문은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동참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인지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