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헬리코박터 바이러스 이미지〈사진출처:게티미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한국인에게 많이 생기는 위장 박테리아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대장암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헬리코박터는 세계인구의 3분의 2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위장 박테리아다. 감염됐다고 다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위염, 위·십이지장 궤양, 위암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의대 소화기 내과 전문의 샤일리아 샤 교수 연구팀이 재향군인 보건국(VHA)이 보유하고 있는 재향군인 81만2천736명의 헬리코박터 감염 검사 자료와 의료기록(1999~2018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7일 보도했다.

이들 중 20만5천178명은 헬리코박터 감염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이들은 헬리코박터가 감염되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18%, 대장암 사망률이 12%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헬리코박터 감염을 치료하지 않은 사람은 대장암 발생률이 23%, 대장암 사망률이 40% 각각 높았다. 이 결과는 다른 대장암 위험 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헬리코박터 감염과 대장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얼마나 강한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듀크 대학 암 연구소의 줄리아 버트 암 역학 교수는 헬리코박터 감염 치료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소화기암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임상 종양 학회(ASCO) 학술지 '임상 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