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70% 조기분양 신청

단지 입지에 따라 특수성 있어

집값 빠지는데 분양 받아? 말아?…분양전환임대 고민이네 [부동산360]
하남 미사강변도시 A29블록 투시도[사진=LH 제공]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분양전환이 가능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조기분양전환 신청을 두고 복잡한 셈법에 빠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조기분양 신청 시 몇년 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가격이 내려가길 더 기다렸다 분양 전환하는 게 이득 아닌가”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10년공공임대주택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무주택자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로 10년 동안 장기 거주할 수 있으며, 10년 뒤 무주택 조건을 유지할 경우 우선 분양을 받을 수 있는 분양전환형 임대주택이다.

주식회사 NHF가 사업자로 나선 10년공공임대주택 리츠는 임대의무기간 절반인 5년 이후부터 사업자와 입주자가 합의하면 조기분양전환 신청을 할 수 있다. 2022년 말부터 첫 조기분양전환 신청 절차가 개시됐다. LH(한국주택토지공사)는 영업인가 변경승인, 단지별 신청을 거치고 감정평가를 통해 분양가를 책정한다. 통상 공공임대리츠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70~80% 선으로 알려졌다.

LH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NHF 1~4호(17개 단지, 1만6678 가구)가 조기 분양신청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NHF5호 중에서는 경남혁신 A-10만 조기분양 신청접수를 마쳤고 LH는 조만간 나머지 단지들에도 조기분양전환 신청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NHF6호 역시 지난달 임시주주총회 등을 거쳐 조기분양전환 신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단지별로 조기분양을 신청한 세대 비율은 다르지만, 평균 70~75% 안팎으로 조기분양 신청이 이뤄지고 있다. LH 관계자는 “단지별로 차이점이 있고 상황이 다를 수 있어 조기분양신청 추세가 명확한 경향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단지 특수성이나 입지 여건 등이 조기분양 신청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보합·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집값과 고금리 상황에 조기분양 신청이 가능한 단지 입주자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 5년차 조기분양전환 신청이 가능한 단지 입주자 A씨는 “집값이 계속 내려가고 있는데 지금 분양전환 신청했다가 혹시 손해 볼까 걱정인데 주위에서는 지금 적기라고 하더라”면서 “7년차에도 조기분양전환이 가능해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조기분양전환 대상 단지 입주자 B씨도 “신축 아파트가 계속 공급되는 상황인 만큼 분양전환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우선 분양가를 받아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7년차 조기분양전환 신청을 고민 중인 C씨는 “조기분양전환에는 긍정적인데 부족한 현금만큼 대출이 나올지도 문제고, 금리도 걱정”이라며 “대출이 안 나오거나 대환이 안되면 어쩔 수 없이 만기 분양전환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