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정부, 가격 인상 자제 압력

“부담 커져” 식음료 등 고심

끝나지 않은 ‘밀크플레이션 공포’…제조사는 “버텨야 산다” [푸드360]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공포가 식음료 업계를 덮쳤다. 업계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울며 겨자 먹기’로 충격을 흡수하는 전략을 택하는 모양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3으로 전년 대비 9.9% 오르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농진흥회는 사룟값 인상 등 생산비를 고려해 올해 원윳값을 1ℓ당 1084원으로 합의했다. 전년보다 8.84%(88원) 오른 수치로, 역대 최대폭이다.

우유업계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통상 우유 제조사의 마진율은 1~3%대 수준이다. 주요 원료인 원윳값 변화가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이다. 업계는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 정부 방침과 실적 사이에서 인상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한 우유업계 관계자는 “원가 인상에 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식품제조사 입장에서 인상을 최소화하려 노력해도 유통 마진의 영향으로 소비자는 인상된 가격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유를 활용해 식음료를 판매하는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도 속앓이하고 있다. 먼저 대형 프랜차이즈의 타격이 예상된다. 여론부터 가맹점주 부담, 판매 경쟁을 고려해 인상 압력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서다. 스타벅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등 대표 프랜차이즈는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며 사전 진화에 나섰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요구가 빗발치더라도 본사는 인상 압력을 감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재료에 대한 선계약 물량이 있어 당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밀크플레이션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글로벌 곡물시장과 국내·외 사료산업’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곡물 가격이 공급 차질 우려에서 탈피해 당분간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배합사료 가격은 향후 3~5개월 후 약 8~1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추측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사룟값 인상과 원윳값의 제품 가격 반영 시차는 변수로 꼽힌다. 지인배 동국대 식품산업관리과 교수는 “국제 곡물가격이 내려가도 사료 가격과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린다”며 “다른 물가 지수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분간 밀크플레이션이 끝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끝나지 않은 ‘밀크플레이션 공포’…제조사는 “버텨야 산다” [푸드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