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연구…대안육·식물성 대안식 공개
순대실록과 협업한 ‘100% 식물성 순대’ 선보여
국내 대안식품 성장세…2026년 2800억원 전망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동물성 음식을 거부하거나 완전히 대체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새로운 대안식품이 계속 나오면 소비자의 선택지는 더 넓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순대실록 대학로본점에서 열린 대안식품 설명회 ‘베러클래스(Better Class)’에서 “대안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경험을 확산하고, 시장을 주도하고 성장하도록 만들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6년 대안식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공개했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간편식(PMR, Plant-based HMR)과 레스토랑 메뉴도 선보였다.
대안식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식품제조사들이 뛰어드는 이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안식품 시장 규모는 2026년까지 국내에서 2800억원, 2025년까지 세계시장에서 178억달러(약 2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푸드는 대안식품 분야에서 차별성을 강조했다. 급식과 외식 등 음식 자체를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사업 역량을 통해서다. 송 대표는 “원물을 만들면서 동시에 그 원물로 요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신세계푸드가 조금 더 (대안식품 분야에서) 확장성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동물성 식품으로 성공한 식품제조사의 ‘카니벌라이제이션(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기존 동물성 제품과 새로운 식물성 제품이 경쟁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푸드는 시장의 우려에서 벗어나 대안식품에 온전히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민중식 신세계푸드 R&D(연구개발) 센터장은 “국내외 대안식품 업체들이 대부분 대안육·대안유나 대안치즈 등 원물이나 소재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소비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식품으로 다가가 시장 확장이 더딘 측면이 있다”며 “소비자들이 대안식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식물성 간편식이나 외식 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했다.
이날 신세계푸드가 선보인 제품에서도 친숙함을 강조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였다. 대표적인 동물성 식품으로 여겨지는 순대를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었다. 식물성 순대에 그치지 않고, 순대 전문점 순대실록의 요리법을 접목한 밀키트도 개발했다. 신세계푸드와 순대실록은 제품 출시를 위해 6개월 동안 함께 연구하고 개발했다.
다만 대안식품이 완성 궤도에 오른 건 아니다. 과제로 지목됐던 맛과 식감은 아직 개선되는 과정에 있다. 풀무원, 동원F&B에 이어 CJ제일제당까지 식물성 캔햄 등 대안식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알아가는 단계다.
민 R&D센터장은 대안식품의 진화를 ▷동물성 제품 대용품 ▷동물성 제품을 닮은 음식 ▷동물성 제품과 가까운 맛 체험 ▷동물성 제품과 같은 조리와 맛 체험 ▷동물성 제품 이상의 기능성 등 5단계에 걸쳐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신세계푸드가 4단계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동물성 제품의 질감, 풍미, 맛을 구현하는 기술이 4단계에서 이뤄지면 그 이상의 기능을 담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바이오푸드’라고 정의하고, 5단계까지 실현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