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평균 우유 가격 2.12달러…주요 국가보다 2배 비싸
생산비 인상 핵심 요인 ‘사료’…지난해 4분기 이후 내려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국내 우유 가격이 전 세계 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原乳) 가격의 핵심 인상 요인인 사료비가 지난해 4분기 하락하면서 올해 가격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우유(1ℓ) 가격은 2.12달러로 전 세계 6위에 올랐다. 13위 스위스(1.89달러), 43위 일본(1.41달러), 73위 미국(1.06달러) 등 주요 국가보다 높다.
국내 원윳값은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쿼터제(할당제)’와 ‘생산비 연동제’다. 생산비는 사료비, 수도광열비, 농구비, 자가노동비 등으로 구성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료비가 원유 생산비에서 5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원윳값 협상에서도 낙농가는 사료비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수입 조사료 통관가격은 전년 대비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 발표한 수입 건조 가격 동향을 보면 티모시와 알팔파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25.9%, 30.5% 하락했다. 페스큐(27.4%), 라이그라스(28.1%), 연맥(7.7%)도 모두 지난해보다 값이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용도별 차등가격제’도 영향을 미친다. 이 제도를 적용하면 농가의 생산비뿐만 아니라 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하게 된다. 우유 소비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 원유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시유 소비량은 39만6000t(톤)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한 상태다.
한편 지난해 낙농진흥회는 올해 원윳값을 1ℓ당 88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원윳값은 1ℓ당 996원에서 1084원으로 올랐다. 인상률은 8.84%로 역대 최대폭이다. 치즈·분유 등 가공제품에 사용되는 가공유는 1ℓ당 87원(10.88%) 인상돼 887원으로 올랐다.
국내 원윳값이 오르면서 유업체에서 관련 제품 가격을 인상하자 같은 기간 수입량도 늘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유제품 수입량(원유 환산)은 77만5000t으로 전년 대비 3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멸균유(26.2%), 치즈(41.3%), 버터(5.2%) 등 유제품의 수입이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