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원당가격 상승세 전환
설탕 원료 가공식품 물가 오름세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상승세가 다소 꺾였던 설탕 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격 상승으로 설탕을 원료로 하는 주요 가공식품의 인상도 우려된다.
29일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 따르면 이달 설탕 평균 선물 가격은 t(톤)당 640.55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565.57달러)보다 74.98% 오른 값이다.
설탕 가격은 지난해 11월 t당 745.15달러로 최대를 기록했다. 연말에는 t당 630.91달러로 오름세가 한풀 꺾였지만, 올해 다시 t당 640달러로 올랐다.
설탕 원료인 원당 가격도 상승세다. 이달 미국 뉴욕 선물 거래소에서 원당 평균 선물 가격은 t당 514.9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t당 602.08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연말 489.86달러로 주춤했다 올해 500달러를 돌파했다. 27일(현지시간)에는 t당 525.58달러로 거래되면서 하루 만에 3% 가까이 뛰기도 했다.
주요 수출국인 태국과 인도에서 가뭄과 엘리뇨 등 이상기후로 생산 전망이 저조한 것이 가격 인상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 원유 가격 상승도 세계 설탕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설탕 가격이 들썩이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제당업계는 4~5개월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국제 설탕 가격이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설탕 가격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만큼 연쇄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눈치를 보는 분위기”라며 “원재료비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어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 결국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주요 가공식품 가격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오른 상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은 각각 전년 대비 13.9%, 15.1% 올랐다. 빵 5.3%, 케이크 7.2% 등 설탕을 사용하는 식품 가격도 뛰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설탕에 대한 할당관세 지원을 연장하기로 했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제도다. 정부는 상반기 0%, 하반기 5%의 할당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하고, 설탕 원당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협회와 소통하며 식품업계의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해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