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눈앞
HMM 매각, 잠정 중단
에코비트 새주인 찾기 한창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2월 셋째 주(12~16일) 인수합병(M&A) 시장은 구조조정 매물의 희비가 엇갈리는 한 주였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추진 3년 반 만에 결과를 눈앞에 둔 한편 HMM의 새주인 찾기는 잠정 중단됐다. 아울러 태영그룹의 에코비트 매각 또한 밸류에이션 격차를 좁혀 거래를 완주할지 주목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으면서 이제 미국의 승인만 남았다. 유독 까다롭던 EU의 문턱까지 넘으면서 필수 신고국 14개 중 하나만 더 승인을 받으면 지난 2020년 11월부터 추진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실을 맺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새주인 찾기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시작됐다. 비주력 자산 매각에도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자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그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인수하는 등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 전망이 크게 달라지며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2020년 말 산업은행 주도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2조5000억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총 4조4000억원을 지원, 합병이 성사되면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매각은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협상이 지난 7일 결렬된 이후 본입찰에 참여한 동원그룹과의 협상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당분간 매각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림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해 우협으로 선정된 터라 다른 원매자를 찾아도 6조4000억원을 받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HMM의 실적 악화로 매각 가격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작년 HMM의 밸류에이션은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산은과 해진공의 매각 후 경영 참여에 대한 입장을 고수한 점도 하림 외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도 여전하다. 당분간 HMM은 채권단 산하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달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한 태영건설의 핵심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도 한창이다. 다만 매도자와 원매자간 가격 눈높이 격차가 매우 커 딜 성사가 가능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매도자는 에코비트의 기업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원매자는 1조~2조원으로 보고 있다.
에코비트가 국내 매립·소각 등 폐기물 처리 분야에서 업계 1~2위에 올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폐기물 양 감소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에코비트의 현금창출력은 꾸준하다는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폐기물 매립 사업 전반에 대한 성장이 저하된 점이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등 종합환경기업이라는 매력으로 매각 초반 관심을 보이는 곳이 꽤 있었으나, 매도자 측의 희망가격이 너무 높다보니 실제 인수전에 참여할 원매자는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