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좌초 시 수십억개 동영상 삭제해야

콘텐츠 사용료 문제…“틱톡, 정당한 대가 지불해야”

틱톡, 테일러 스위프트 음성이 사라졌다...왜 [세모금]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3월 미국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라스 투어(Eras Tour)’ 첫날 밤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에 라이선스된 모든 음악은 1일(현지시간) 틱톡에서 삭제됐으며 모든 영상은 음소거됐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틱톡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등 인기 대중음악 스타들의 음악이 사라졌다. 세계 최대의 음악 콘텐츠 기업인 유니버설 뮤직그룹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과의 라이선스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틱톡은 라이선스 협상 결렬에 따라 이날부터 세계 최대의 음악 콘텐츠 기업인 유니버설 뮤직그룹이 판권을 지닌 가수들 음악의 정상적인 서비스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유니버설뮤직은 사용자들이 올린 동영상 자체를 삭제하는 대신, 소속 가수들의 음악만 묵음으로 처리했다. 이에 틱톡은 동영상에 ‘저작권 문제로 음향 제거’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틱톡은 묵음 처리된 동영상의 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유니버설뮤직 소속 일부 가수들의 음악은 아직 묵음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니버설뮤직은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전 세계 대중음악계 스타들의 콘텐츠를 관리하고 있다.

틱톡은 유니버설뮤직에 재적한 가수들의 음악이 사용된 수십억 개의 동영상을 삭제해야 한다.

앞서 유니버설 뮤직은 라이선스 계약 연장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틱톡에 자사 아티스트들의 작품 사용을 불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계약 협상이 좌초된 원인은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입장차이다.

유니버설뮤직은 “틱톡은 대중음악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며 “틱톡은 다른 소셜미디어들이 내는 사용료의 일부분에 불과한 액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니버설뮤직의 매출에서 틱톡이 차지하는 비율은 1%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니버설뮤직은 협상 과정 중 틱톡의 강압적인 행위에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이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기 위해 유니버설뮤직 소속 신예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고의로 삭제하는 등 ‘실력행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틱톡은 유니버설의 주장은 허구라고 반박했다.

틱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니버설뮤직은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강력한 플랫폼과 인연을 끊으려고 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동은 아티스트들과 팬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유니버설뮤직과 틱톡이 추가 협상에 나섰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