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딜러, 공격적인 알리기 나선 것으로 평가
중고차 시장 확대…“대기업들과 서비스 개선 경쟁 박차”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온라인으로 쉽게 차를 팔 수 있어요. 비대면도 가능해요.”
“경매를 통해서 딜러분들이 내 차를 사기 위해 입찰해요. 여기서 최고가를 선택해요.”
낚시(진석기시대, 앵쩡TV), 자영업(장사의신), 운동(에이전트H) 분야 유튜버까지. 최근 30~40대 남성들의 시청률이 높은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인터넷 중고차 매매 플랫폼 ‘헤이딜러’를 홍보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채널을 보면 인기 유튜버들이 실제 자신이 타고 있는 차량을 헤이딜러에 판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헤이딜러가 자동차 시장에서 ‘큰손’으로 꼽히는 30대와 40대 남성이 보는 콘텐츠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서비스 홍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헤이딜러’는 올해 초 누적 거래액 10조원을 넘겼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운영하는 피알앤디컴퍼니도 최근 시장에서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앞선 시리즈C에서 수백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확보한 피알앤디컴퍼니는 최근 수백억원 상당의 시리즈D 투자유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피알앤디컴퍼니에 돈을 댄 투자자들은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캐피탈, 한국투자증권캐피탈 등 자금력 규모가 큰 회사들이다.
이같은 투자금 등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통한 서비스 알리기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연예인을 통한 TV 광고로 서비스를 알려왔고, 더 나아가 유튜버를 통한 서비스 홍보로 광고 영역을 늘리는 추세다. 해당 유튜버들은 실제 헤이딜러 서비스를 통해 최고가에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헤이딜러 관계자는 “헤이딜러의 자체적인 수익은 현재 중고차 딜러들이 차량을 매입할 때 내는 수수료를 통해 이뤄진다”면서도 “외부적으로 봤을 땐 마케팅을 통한 서비스를 알리기가 특이해 보일 수 있지만, 서비스를 알려야 딜러들의 관심도 더욱 끌고 스타트업으로서 투자도 더 얻어낼 수 있는 구조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건은 서비스다. 헤이딜러는 이용자들이 늘면서 인터넷 내차 팔기 시장에서 과반 이상을 점유하는 중이다.
반면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받은 경매가와, 방문한 딜러가 차량을 매입하는 가격 차이가 크게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서비스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중고차업계에서 선보이는 신규 서비스들은 기존 중고차 시장에서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신뢰성’ 부분에서 결점을 보완한 것들이 많다.
엔카의 경우 최근 신규 거래 서비스 ‘엔카믿고(MEET-Go)’ 서비스를 확대 개편했다. ‘엔카믿고’는 올해 3월 론칭한 엔카의 신규 거래 서비스다.
딜러가 판매하는 차을 대상으로, 엔카가 직접 성능점검과 100여 개 항목 추가 검수를 완료한 차량을 대상으로 상담과 구매후 케어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차량을 온라인 예약 후 ‘믿고센터’를 방문하면, 해당 차량을 직접 보고 상담과 구매 과정을 엔카 직원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직영 중고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케이카 역시 차량 품질보증 연장 서비스 상품인 ‘케이카 워런티’(KW, K Car Warranty)를 지난해 12월 개편했다.
개편에 따른 실적은 개편 전(2021년 12월~2022년 11월) 대비 개편 후(2022년 12월~2023년 10월)에 10.4%p 증가한 53.6%를 기록했다. 특히 KW3(90일, 5000㎞)와 KW24(730일, 4만㎞) 등 품질보증 기간의 폭을 조절한 새 상품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중고차 업계의 이같은 신뢰성 개선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현대차와 기아가 별도로 직영 중고차 서비스를 선보였다. KG모빌리티도 현재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롯데렌탈 등 기존 신규차 리스와 렌탈 분야만의 사업을 영위해온 업체들도 중고리스와 렌탈 분야에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중고차는 안전하지만 가격이 신차 못지 않고, 기존 중고차는 신뢰성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서 “향후 중고차시장 플레이어들의 사업은 차량 신뢰성을 높이면서도 대기업 중고차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최근 중고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스타트업과 기존업체, 대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4~8년차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약 800만대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가 2500만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1%에 달했다. 앞서 현금을 통한 구매가 절반 이상(50.9%), 할부 구매는 33.4%, 리스·렌터카는 15.6% 수준이었지만, 거대자본이 할부와 리스·렌터카에서 시장을 확대하면서 시장이 커져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