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D램 격차 역대 최소 수준

4분기 D램 매출 전망치 ‘막상막하’

“반도체의 봄 온다” SK하이닉스, D램으로 사상 처음 삼성 넘나 [김민지의 칩만사!]
[게티이미지뱅크]

‘칩(Chip)만사(萬事)’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격차가 ‘역대급’으로 줄어든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 D램 매출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역전에 성공한다면, SK하이닉스가 SK에 인수된 후 최초 기록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 1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온 SK하이닉스는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등공신은 고부가가치 D램입니다. 메모리 불황 속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DDR5 등 가격대가 높은 차세대 D램에 집중한 전략이 성공한 겁니다.

4분기는 내년부터 시작될 ‘반도체의 봄’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올해 누적 20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며 고전했던 국내 반도체 업계도 이젠 ‘고생길’을 끝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칩만사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예상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가 4분기 1000~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키움증권은 1220억원, 하이투자증권은 2755억원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내놨습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적자를 끝내고 드디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3분기 D램 분야에서 흑자 전환을 이뤘습니다. D램 흑자 전환이 중요한 이유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기준 D램 매출 비중은 삼성전자 64%, SK하이닉스 63%일 정도로 양사의 핵심 사업이기도 합니다. 또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아 전체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합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가격이 6~7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낸드에 비해 가격 회복세도 가파른 가운데, 내년부터는 AI 서비스가 서버에서 스마트폰, 가전 등 온디바이스로 확대됨에 따라 더욱 그 중요성이 커질 전망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이 유력합니다. 아무래도 SK하이닉스보다는 비즈니스 규모가 크다 보니 적자를 개선하는데 좀 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D램 흑자 전환도 SK하이닉스보다 한분기 늦은 올 4분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제조 라인 내 직원 모습. [삼성전자 제공]

내달 발표될 4분기 실적의 관건은 SK하이닉스가 D램 매출에서 삼성전자를 뛰어넘는지 여부입니다.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치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의 막상막하를 이루고 있습니다.

주요 증권사들의 4분기 D램 매출 실적 전망치를 보면,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 7조7000억원, SK하이닉스 7조6532억원 ▷하나증권은 삼성전자 7조4000억원, SK하이닉스 7조3590억원 ▷KB증권은 삼성전자 6조6000억원, SK하이닉스 6조4680억원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8조2000억원, SK하이닉스 7조383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초접전입니다.

“반도체의 봄 온다” SK하이닉스, D램으로 사상 처음 삼성 넘나 [김민지의 칩만사!]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SK하이닉스가 업계 최대 D램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AI와 서버 중심 하이엔드 수요가 집중될텐데, SK하이닉스가 HBM과 DDR5 경쟁력이 있는 만큼 판가 증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양사 간 4분기 실적 경쟁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D램 영업이익이 1조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D램 영업이익이 1조5620억원으로 전분기 수준을 2배 이상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도체의 봄 온다” SK하이닉스, D램으로 사상 처음 삼성 넘나 [김민지의 칩만사!]
SK하이닉스 HBM3 24GB 제품[SK하이닉스 제공]

이같은 관측이 나오는 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D램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로 삼성전자를 4.6%포인트 차로 따라붙었습니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시장이 축소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삼성전자는 내달 초 올 4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날 반도체 부문 실적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지만, 전체 영업이익 규모를 보면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승자가 누구인지는 내달 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