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 고덕강일지구 토지 755억원에 매입
서울 마지막 공공택지지구이자 ‘알짜배기’ 땅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큰 평지를 찾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 사옥보다 한 5배 크거든요. 공공토지고 입찰을 했는데 당첨됐어요. 엄청 넓은 터예요. 바로 옆에 한강 있고 산도 있고. 지금 사옥이랑도 가까워요.”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JYP엔터테인먼트가 신사옥을 짓기 위한 땅을 755억원에 매입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02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옥을 떠나 2019년 현재의 서울 강동구 성내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JYP엔터는 4년 만에 새 둥지를 틀 부지를 확보했다.
JYP엔터는 지난 10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로부터 고덕강일지구 유통판매시설용지 2블록 토지 1만675㎡를 755억원에 낙찰받았다고 공시했다. JYP엔터는 TKG태광, 반도건설과 함께 3만2473㎡ 규모의 용지를 공동 낙찰받은 후 3개 필지로 분할해 각자 개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JYP엔터가 연결점이 없는 업종의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건 그만큼 부지 매입 의사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역세권에서 큰 부지를 찾지 못했던 JYP엔터의 고민은 서울 지역에서 거점을 찾고 있었던 TKG태광과 반도건설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은 3만2473㎡(9823평) 규모의 부지를 2273억1100만원에 매수했다. 공급가는 연면적 3.3㎡(1평)당 2314만원이다. 서울 강동구의 토지 평단가가 2020년 3107만원, 2021년 2153만원, 2022년 2173만원, 올해 2827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낙찰받은 셈이다.
토지건물 플랫폼 밸류맵 관계자는 “고덕 비즈밸리의 경우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아 해당 지역 토지 가격 현황이 공개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서울 고덕동의 2종일반주거지역의 토지 평단가가 2020년에 2533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JYP엔터가 합리적인 가격에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서울에서 대규모 토지를 구하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는 더 가치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JYP엔터가 낙찰받은 용지는 서울의 마지막 공공택지지구이자 ‘알짜배기’ 땅으로 꼽히기도 한다. 유통·교육·문화·방송·오피스 등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부지로, 업계에선 향후 JYP엔터가 복합문화 센터를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자사 콘텐츠를 집약한 K팝 문화 시설로 키워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3조3067억원 수준으로 2018년 말 1조700억 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커졌다. 이에 따라 소속 직원 수도 급증했지만, 하이브·SM 등 다른 연예 기획사와 비교해 사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고덕비즈밸리는 2012년 12월 지구계획이 승인된 고덕강일보금자리 1지구 내 23만4523㎡ 규모의 특별계획구역이다. 서울시와 강동구가 산업 및 문화, 유통이 어우러진 산업단지로 개발하고 있으며 자족기능시설용지, 유통판매시설용지, 상업시설용지, 공공시설용지 등으로 구성됐다.
고덕 비즈밸리의 교통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 고덕강일1지구 연장선이 2028년 개통할 예정이다. 고덕동 주민이 강남과 강서·여의도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에는 강일 IC 및 고덕대교가 개통돼 도심 주간선도로 접근성도 우수해진다.
JYP엔터는 “한강과 근린공원의 자연한경을 향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활 인프라가 발전할 예정”이라며 “강일 IC와 고덕대교가 올해 말 개통 예정이기에 주심주간선도로 접근성이 우수하고 2028년 말에는 9호선 연장선도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