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겨울철 피부가려움증의 원인은 '건선' 때문일수도 있지만 아토피피부염으로 안한 '피부건조증'의 영향 일 수있다. ‘건선’은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단순 피부질환으로 오해받지만, 면역학적 만성질환으로 희고 두툼한 각질이 판처럼 덮여 있는 피부 병변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특징적으로 나타난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12월 들어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에 바람도 더 차가워지고있다. 겨울철만 되면 유독 가려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피부는 각질층을 통해 수분을 유지하는데, 건조하여 습도가 떨어지면 이 각질이 들뜨고 갈라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수분이 적고 피지 분비 기능이 떨어지므로 중년층이상에게 겨울은 가려운 계절이다.

겨울철 피부가려움증의 원인은 '건선' 때문일수도 있지만 아토피피부염으로 안한 '피부건조증'의 영향 일 수있다. ‘건선’은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단순 피부질환으로 오해받지만, 면역학적 만성질환으로 희고 두툼한 각질이 판처럼 덮여 있는 피부 병변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전염성은 없고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에게 외상이나 감염과 같은 환경적 자극이 발생하면 유발되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얀 각질·붉은 반점, 겨울철 더 도드라져=건선 환자들의 경우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잘 씻지 않는다거나 전염병으로 오해받기 딱 좋기 때문이다. 실제 건선 환자의 1/3 이상은 건선으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고, 20%는 건선이 업무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건선은 세계적으로 3%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1~2% 수준의 유병률을 가진 것으로 추정한다. 전체 환자 중 약 68%가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하는 20~50대에서 발병하고 있다.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건선의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면역체계의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면역세포 중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여러 염증성 물질을 분비해 각질 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외에 유전적, 환경적 요인과 함께 피부 외상, 감염, 겨울 같은 차고 건조한 기후, 건조한 피부, 스트레스, 약물 등도 건선을 악화 또는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우유리 피부과 교수는 “건선의 피부 증상은 보통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 도드라지고 여름에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햇빛, 특히 자외선은 건선 증상을 완화해 주는데, 겨울은 보통 일조 시간이 짧고 옷을 두껍게 입어 햇빛에 노출되는 빈도가 줄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건선은 주로 팔꿈치·무릎·엉덩이·머리에 경계가 명확한 붉은 반점과 함께 은백색 비늘로 덮이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생긴 발진은 주위에서 생긴 발진들과 합쳐져 점점 커지면서 주위로 퍼져나간다. 은백색 비늘은 긁을 때나 옷을 벗을 때 비듬처럼 후드득 떨어지기도 한다. 특히 추워지면 증상이 심해진다.

건선은 증상이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건선을 잘 치료하다가도 증상이 완화되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방치하여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건선의 치료 목적은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건선 병변을 정상화하고 이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라며, “지속적인 피부 및 건강관리를 통해 건선 병변이 없는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유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다인자성 원인에 의한 질환으로 담배, 사우나 등 피부에 자극을 주는 행위나 스트레스 등으로도 악화할 수 있다”며 “한 번 걸리면 10~2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완치가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건조한 겨울철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피부건조증’ ='피부건조증'이란 피부의 수분과 지질(기름막)이 감소하면서 피부에 하얀 각질 등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겨울에 춥고, 건조하여 피부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실내도 난방으로 고온 건조하면 피부를 통해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많아져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거칠어지면서 발생한다. 중장년층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나이 55세를 지나면 피부 장벽의 회복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거환경의 변화로 인한 과도한 난방, 잦은 목욕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피부건조증은 주로 팔‧다리의 폄부위, 골반 및 허리, 옆구리, 손등, 정강이 등에 발생한다. 피부건조증이 발생하면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 들고 가려움증이 동반되는데, 가렵다고 긁게 되면 피부에 상처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엔 붉은 반점(홍반)이 심해지고 붓고 진물이 나는 ‘건성습진’으로 악화할 수 있다.

[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피부건조증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는 염증의 유무로 달라지는데, 염증 소견 없이 건조한 피부만 있다면 보습제의 잦은 도포만으로도 개선할 수 있다. 목욕 기름과 오트밀 팩도 도움이 되는데, 목욕 후 3분 이내 즉시 충분한 양을 바르는 것이 좋다. 그러나 피부가 갈라지고 가려움증이 동반되었다면 가려움증을 완화 시켜주는 항히스타민제의 복용과 함께 병변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함께 사용한다.

▶음주·흡연·피부 자극 삼가고 규칙적 생활습관 실천 중요= 건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나 흡연을 삼가고 피부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을 주는 행동은 좋지 않다. 건선은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그 주위로 병변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강하게 때를 미는 행위 역시 주의한다.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만큼 보습제를 잘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는 채식 위주로 식단을 조절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식사가 건선에 도움이 된다고 입증된 결과는 아직 없다. 음식 제한을 심하게 하기보다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건선 환자는 심혈관질환과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체중조절을 위해 기름기 많은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우유리 교수는 “건선은 잘 치료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조절할 수 있지만 비슷한 각질성 피부질환이 많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치료 효과를 그르치기 쉽다”며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제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선과 달리 피부건조증은 적절한 보습과 적절한 실내환경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난방으로 건조한 경우 가습을 하여 50~60% 습도를 유지하고, 실내 온도는 변화는 크지 않도록 한다. 목욕은 시간과 횟수를 줄이며 약산성 세정제를 사용하고, 너무 뜨거운 물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권순효 교수는 “알코올과 카페인은 신체 수분을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라며 “알코올,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도 피부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