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중국의 도시화와 경제 발전이 가속하면서 비행장과 해군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의 보호 문제가 국가적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주간지 요망(瞭望) 최신호는 전국적으로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면서 군사시설이 외부에 쉽게 노출되고 작전 수행이 제약을 받는등 국가 안보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중국군 총참모부가 정부 관계 부처와 공동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군사시설 보호실태를 점검한 결과 20여개 성·자치구·직할시에서 심각한 문제점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군의 요람’으로 불리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젠차오(견<竹 아래 見>橋) 비행장은 1931년 건립이 시작돼 8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비행장은 급속한 도시화의 여파로 주변에 시가지가 들어서면서 건물 숲에 포위됐고 최근에는 군용기 조종사들이 기본적인 이착륙조차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해당 부대 관계자는 “시가지 바로 옆에 비행장이 있다 보니 비둘기떼, 애드벌룬, 폭죽 등이 모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대부분 단발 엔진인 전투기들은 공기 흡입구에 비둘기나 풍선이 들어가면 바로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군 당국이 비행장 주변의 높은 굴뚝과 송신탑 등을 철거하고는 있지만 도시 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국군 총참모부는 지난 20년간 전체 군용비행장의 절반 이상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았으며 이에 따른 비행사고가 100건에 육박하고 10여개 군용비행장은 이미 폐쇄·이전한 것으로 집계했다.
상하이(上海)의 한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 기지는 고층 건물의 영향을 받아 탐지거리가 100㎞에서 20㎞로 줄면서 기지의 기능을 상실했다.
또 시가지에 둘러싸인 상당수 부대가 전파 방해에 의한 통신 장애로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지뿐만 아니라 바닷가의 해군기지들도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한 해군기지는 주변에 부동산 개발업체가 지은 별장들이 들어서 기지 안에 훤히 들여다보이자 1천만위안(18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높이 22m, 길이 800여m의 담을 세웠다.
이 거대한 담으로 조망과 일조가 차단된 바닷가 별장들은 미분양 상태가 됐지만, 기지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곳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기지 안의 함정 수와 입출항 정보 등은 다시 외부에 노출되고 있다.
하이난(海南)성의 한 해군기지는 인근에 부동산 개발업체가 별장을 짓자 거액의예산을 들여 매입한 뒤 철거하기도 했다.
해군 관계자는 “대부분 군항은 과거 인적이 드문 곳에 건설됐지만 현재는 모두 관광지가 되거나 바다 조망을 앞세워 부동산 개발 중심지가 됐다”면서 “해군의 훈련장은 해수욕장으로 변했고 일부 부동산 업체가 법규를 위반해도 지방정부가 제재하기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방정부들은 도시 건설과 경제 발전이 악영향을 받는 것을 우려해 군사시설 보호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대들이 제출한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을 뚜렷한 이유없이 미루거나회피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지난해 8월부터 강화된 군사시설보호법이 시행됐지만 전국의 군사시설이 처한 심각한 상황은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당국은 자국 내 많은 군사시설이 투자자나 경제협력 파트너를 가장한 외국정보기관에 정탐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군 총참모부 관계자는 “군사시설 안전은 국익과 관련된 불가침의 영역”이라며 “국방 건설과 경제 발전이 상충할 경우 서로 조화롭게 발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