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보다 SNS 친팔레스타인 게시물 많아
이코노미스트 “SNS, 친팔레스타인 성향 젊은이 비중 높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전세계 여론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측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측으로 찢어놓고 있는 가운데, 통상적인 여론 조사에 비해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내에서는 이스라엘 보다 팔레스타인에게 우호적인 발언이 더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SNS 이용 연령이 낮은 것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DMR에 의뢰해 지난달 7일부터 23일까지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에서 100만건의 게시물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의 게시물이 더 많이 게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DMR은 친이스라엘 및 친팔레스타인 용어를 가진 해시태그를 포함한 게시물을 수집하고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게시물을 각 입장 또는 중립적 입장으로 분류했다.
DMR의 분석 결과 전쟁 개시 당일인 10월 7일에는 양측을 지지하는 게시물의 비중은 거의 비슷했지만 지난달 19일까지 친팔레스타인 게시물 비중이 크게 늘면서 친 이스라엘 게시물의 3.9배에 달했다.
이스라엘은 통상적인 여론조사보다 SNS에서 훨씬 더 강한 비난을 받았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팔레스타인 지지자 1명 당 이스라엘 지지자 3명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기준 미국 SNS 상에는 친팔레스타인 게시물은 친 이스라엘 게시물보다 2배나 많았다.
영국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팔레스타인 측은 SNS 싸움에서 6대 1의 차이로 승리한 반면 유고브 여론조사에서는 양측의 비율이 비슷했다.
이코노미스트는 SNS에서 팔레스타인 입장이 보다 잘 대변되는 원인 중 하나로 사용자들의 나이를 꼽았다. 기사는 “SNS 사용자들은 젊은 경우가 많고 젊은 사람들은 특히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인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 젊은이들은 그 윗세대보다 2차세계대전 홀로코스트에 대한 죄책감이 옅은데다 아랍 및 중동 국가 출신과의 잦은 접촉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보다 친팔레스타인 입장을 더 많이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
덴마크와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론조사에선 이스라엘이 더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젊은 층만 떼어 분석한 결과 이들의 의견 분포는 SNS 상 비율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DMR의 분석 대상에는 페이스북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페이스북의 오랜 사용자들을 감안하면 가장 친이스라엘 적인 플랫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