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電 목표가 기존 9.5만원서 18.95%나 ‘뚝’

“三電 순현금 83조까지 줄어…실리주의가 해결책”

“삼성전자 목표가 7만7000원” 실화냐…‘9만전자’ 한여름밤의 꿈이었나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다함께 꿈이 소박해졌네요. ‘9만전자’는 커녕 ‘7만전자’ 됐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있네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최근 3개월 간 국내 증권가에서 한 번도 나온 적 없었던 ‘7만전자(삼성전자 주가 7만원대)’ 목표주가가 제시됐다. 최소 8만원 후반대에서 높게는 10만원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가 설정된 가운데 나온 것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가해지는 충격은 상당한 수준이다.

三電 목표가 기존 9.5만원서 18.95%나 ‘뚝’

1일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18.95%나 낮춰 잡았다.

송 연구원은 “경기선행지표들이 조만간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목표가를 산정하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배수를 낮추면서 목표가도 하향 조정했다”며 “삼성전자의 주가와 경기선행지표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경기선행지표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0월을 바닥으로 지난 달까지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송 연구원은 “앞선 사례를 봤을 때,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국면 평균 지속 기간은 14개월”이라며 “독일 분데스방크 세계 경기선행지수가 지난달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OECD 경기선행지수와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는 조만간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다시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내년 2분기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을 끝낸다면 하반기 D램 생산 증가율(전년 대비)은 10%에 이를 것”이라며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다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三電 순현금 83조까지 줄어…실리주의가 해결책”

송 연구원의 분석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전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한 대부분의 증권사가 대내외적 환경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9만전자’에 달하는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 개선세 지속 ▷내년 상반기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3, DDR5 등이 실적에 미칠 긍정적 영향 등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9만10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하기까지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9만2211원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83조원으로 줄어든 순현금을 지키는 정책으로 변모할 시점이란 평가도 내놓았다. 메모리 판가 반등이 시작됐지만 수요 회복 우려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순현금이 83조원까지 줄어든 상황에선 실리주의가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강력한 순현금을 바탕으로 지난해 의도적 과잉공급 전략을 썼지만 경쟁사들이 쉽사리 퇴장하지 않고 있다”며 “이후 감산으로 선회했지만 수요 모멘텀이 생략돼 메모리 업황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더디다”고 진단했다.

최소 9조8000억원 규모의 배당 등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탓하기엔 단위 투자금액이 너무 커져버린 설비투자와 수익성 훼손이 우려된다고도 짚었다.

다만, 김 연구원은 “효율적 투자 속도조절 및 수익성 중심 영업 등 메모리 업황 개선 가속화 요인이 등장할 차례”라며 “분기 영업이익은 4분기 4조30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14조2000억원까지 지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목표주가도 9만4000원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4%(1700원) 오른 6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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