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ETF 1% 자금 동원시 비트코인이 금ETF 뛰어넘어”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대비 두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폐쇄) 여부에 따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오전 글로벌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3만4000달러를 기점으로 위아래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다. 일주일 전보다는 15% 상승했지만, 지난 25일 이후 급등세가 둔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국내 양대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서는 각각 459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기대감으로 급등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절차를 고려하면 다음달 17일 이후 미국 정부가 셧다운될 경우 연내 승인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SEC는 ETF 상품에 대해 승인 심사를 4차례에 걸쳐 최장 240일까지 진행할 수 있는데, 현재 최종 데드라인이 가장 빠른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제출한 증권신고서로 2024년 1월 10일이 마감시한이다. 그레일스케일은 비트코인 신탁을 현물 ETF로 전환하는 건으로 내년 1월 8일이 데드라인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최종 심사일은 2024년 3월 15일이다.
다만 내년초 이후라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현실화할 경우,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던 투자자 이외의 신규 수요를 적극적으로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 ETF가 출시되면 베이비부머 등 기성세대의 경우 불편함과 신뢰성 등을 이유로 미뤄왔던 비트코인 투자를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면 단기 헤지와 장기 다각화 투자 등을 위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금융기관의 경우 현물 ETF가 출시되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매매할 수 있게 된다. 이에 ETF 출시를 전후해 활용에 대한 다각도의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 인한 신규 자금유입 규모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금 ETF의 총 운용자산(AUM)인 900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 연구원은 "전세계 ETF AUM은 약 10조 달러로 추산되는데,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전세계 ETF AUM 1%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된다면 이는 금 ETF의 총 AUM 900억 달러를 상회한다"며 "매우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마운트곡스 보유 비트코인의 2배가 넘는 자금유입이 가능하다. 마운트곡스발 비트코인 수급 우려가 수차례 시장 공포 요인으로 작용했던 점을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