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한우 소비자 가격 인상 현실화 전망
“일주일 만에 한우 도매가 10% 넘게 상승…㎏당 2만원 넘어”
대형마트 “한우데이, 확보한 물량으로 진행…추이 지켜볼 것”
“원유 가격 고정된 우유, 인상 영향 적을 듯”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전반적인 물가가 오름세에 있는 가운데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병’ 발생 악재로 한우 가격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 새 한우 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1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의 소비자 가격 인상도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 도매가 일주일 새 13% 올라…“럼피스킨병 장기화 시 소비자가 동반상승 우려”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4일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당 평균 2만53원을 기록하며 ㎏당 2만원을 넘어섰다. 럼피스킨 발생 전인 직전 주(1만7723원)에 비해 13.1% 오른 값이다. 럼피스킨병은 20일 충남 서산시 한우농장에서 국내 첫 발생 사례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38개 농가가 확진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 발병 약 일주일 만에 도매가격이 10% 이상 뛰면서 소비자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통상 도매가가 오르면 소매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현재 피해 농가 수에 비해 한우 도매가격 상승 속도가 빠른만큼 추후 럼피스킨병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대형마트는 럼피스킨병 장기화 등 대외변수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한우데이 할인 행사 이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할인 행사의 경우 미리 물량을 확보해둬 예정대로 진행한다.
한 대형마트의 축산 바이어는 “최근 럼피스킨병으로 인해 발생지역 소 이동제한, 도축량 감소등의 여파로 물량 수급이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않게 됨에 따라 한우 도매가가 상승했다”고 했다. 이어 “마트 소매가의 경우, 한우데이 행사 준비로 인해 3주치 물량을 미리 확보한 만큼 근시일 내 가격 상승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른 대형마트 축산 바이어는 “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질병에 대한 불확실성과 한우데이를 앞둔 행사 물량 수급이 함께 작용하며 최근 도매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우데이 행사로 인해 보유재고 물량은 어느 정도 소진 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도 럼피스킨병으로 인한 이동금지로 각 공판장 입고 물량이 감소할 경우 도매가격에 이어 소매가도 동반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우 가격 인상 현실화 되나…“경매시장서 물량 줄어들거나 사재기 하는 사람도 나와”
럼피스킨병 발병 전후로 한우 경매 시장 분위기도 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결국 한우 소매가 인상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경매시장에 들어오는 한우 두수 물량이 이전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어든 사례도 있고, 사재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며 “원물 가격이 오르면 판매가는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질병에 대한 거부감으로 한우 대신 수입산 소고기를 대체재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입산 소고기의 물량의 경우 기존 운영하던 물량대로 이상 없이 공급할 예정”이라며 “수입산 확대 운영 방안은 이번 주 한우 행사로 인해 국내 축산물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추후 상황을 지켜보며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럼피스킨병, 원윳값 고정돼있어 우윳값 가격 인상에는 큰 영향 없을 것”
한편 일주일 새 한우 도매가가 10% 넘게 뛴 가운데, 이달부터 오른 우유 가격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럼피스킨병에 확진된 젖소는 우유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우유는 원유 가격이 고정돼있는 구조라서다. 낙농진흥회는 올해 음용유용 원유기본가격을 전년대비 88원 오른 ℓ당 1084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럼피스킨병이 빨리 잡히지 않으면 생산량이 줄어들겠지만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추이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우유는 정해진 원유 가격이 있어 갑자기 생산량이 떨어진다고 바로 가격이 오르는 구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이전에도 가축질병이 발생했을 때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기는 했지만 소비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며 “정부에서도 해당 질병이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에 우유 소비량 변화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