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벌어도 쓸 돈 없다…저축은행 차주 3명 중 1명은 고소득자[머니뭐니]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저축은행에서 ‘급전’을 빌리는 사람 3명 중 1명은 고소득자로 파악됐다. 많이 벌지만 고금리와 고물가 속에 쓸 돈은 부족해 은행 대출에 그치지 않고 저축은행 대출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 차주 중 저소득 차주 비중은 줄어든 반면 고소득 차주 비중은 늘었다.

예보가 NICE평가정보로부터 2020~2022년 개인신용대출 차주 10만명의 정보를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소득 1분위(연소득 2192만원 이하) 차주 비중은 8.8%, 소득 2분위(2193만~3998만원) 차주 비중은 60.3%로 2020년 말보다 각각 4.5%포인트, 3.6%포인트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소득 3분위(3999만~6161만원) 이상 고소득 차주의 비중은 일제히 증가했다. 소득 3분위가 22.1%로 1년 전 대비 3.5%포인트, 2년 전 대비 5.7%포인트 늘었고, 소득 4분위(6162만~9429만원)는 6.6%로 2년 새 1.8%포인트 커졌다. 소득 5분위(9430만원 이상)는 2년 전보다 0.6%포인트 증가한 2.2%로 집계됐다.

소득 3~5분위를 합친 비중은 ▷2020년 22.8% ▷2021년 25.6% ▷2022년 30.9%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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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금액별로 보면 3분위의 비중이 28.1%, 4분위가 11.1%, 5분위가 5.0%로 고소득 차주가 저축은행 전체 신용대출액의 44.2%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고소득자들의 부채 상환 부담도 커졌다. 이들은 연소득의 40% 가량을 원리금을 갚는데 사용하고 있다. 3분위의 평균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6%였고 4분위는 42.7%, 5분위는 38.3%로 나타났다.

고소득 차주의 연체율도 4%를 넘어섰다. 3분위의 연체율은 4.4%로 2년 새 1.4%포인트 높아졌고, 4분위는 4.3%, 5분위는 3.8%로 각각 1.4%포인트, 0.9%포인트씩 상승했다.

높은 대출 금리에도 불구하고 고소득자들이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이용한 것은 그만큼 가용자금이 줄고 더 많은 대출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저축은행 대출만 보유하고 있는 차주 비중은 2021년 48.0%에서 2022년 47.5%로 0.5%포인트 줄어든 반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모두 대출을 받은 차주 비중은 16.8%에서 19.8%포인트로 3.0%포인트 증가했다. 2020년(14.7%)과 비교하면 5.1%포인트 늘어난 비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고소득 차주 비중은 소폭 증가하고 있다”며 “추가 대출을 위해 소득이 높은 차주가 은행 등 1금융권에서 점차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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