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지난달 폭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을 77%대로 관리하면서 향후 보험료 인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2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주요 5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1~7월 누계 손해율은 평균 77.3%로 잠정 집계됐다. 이들 5대 손보사의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전국적으로 장마, 폭우가 내린 7월만 보더라도 삼성화재가 80.0%로 전월보다 3.0%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DB손해보험(79.6%→78.5%)과 현대해상(78.5%→77.9%) 등은 1%포인트 안팎 하락했다.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큰 변동이 없었다.
업계에선 보험사가 손실을 보지 않는 손해율을 78~82% 수준으로 보고 있다. 주요 손보사들이 연내 자동차보험료를 추가로 내릴 여력이 있는 만큼, 향후 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주요 손보사들은 지난해 4월 자동차보험료를 1.2~1.4% 내린 데 이어 올 2월에도 2.0~2.5% 인하한 바 있다.
더구나 손보사들이 상반기에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이런 분위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화생명이 ‘2030 목돈마련 디딤돌저축보험’을 출시한 것 외에는 보험업계의 상생금융 지원이 은행·카드업계에 비해 저조한 편이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상반기에 1조215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 등 주요 손보사들 역시 막대한 순익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7~8월에 폭우, 태풍 피해가 있기는 했지만 손해율이 비교적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상반기 실적까지 좋은 상황이어서 자동차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 여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해야 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한 당국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지 아직 몇개월 되지 않았다. 추가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향후 상황을 더 본 뒤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