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5인 부동산 시장 진단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은 지난해 폭락 여파
하반기에도 아파트값 ‘보합’
지방 상승세 두고 이견
[헤럴드경제=이준태·서영상 기자] 8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가격동향(7일 기준) 매매 가격이 전국 0.04%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2주 연속 0.09% 상승폭이 유지되며 12주 연속 오름세가 관측되고 있다.
금리 인상 등 실물 경기 위협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르는 데 대해 여러 전문가들은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을 꼽았다. 그리고 대체로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물론 여전히 바닥을 다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하는 이도 있었다. 또,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할 뿐, 대세 상승은 아니라고 단언한 전문가도 있었다.
▶상반기 집값 ‘회복세’= 실물 경기의 위협이 지속됐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지난해 집값이 급락했기 때문에 조정기를 거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경기라도 수요자들의 인식이 가격이 전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떨어져 매수 행렬에 합류했단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통계 지표상 아파트 매매가 회복세가 보이고 있다”며 “역전세난도 완화하고 있고 여러 부정적 요인들도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상반기 역전세 우려도 상당 부분 개선됐고 아파트 부문에선 매매가가 거의 회복이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보는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지난해 매매가 최저점 이후로 본다면 회복세가 맞다고 보여진다. 현재 보합을 넘어 플러스(+)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다만 아직까지 완전한 회복세라고 보기 힘들단 전문가도 있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확실한 회복세라고 보긴 힘들다. 아직까진 전고점 대비 폭락세에서 바닥을 다지는 형국”이라며 “매도세와 매수세 간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현 상황은 지난해 집값 폭락 이후 조정기”라며 “저점을 찍고 우상향 추세를 보이려면 거래가 돼야 하는데 거래가 전월 대비 증가할 뿐, 평년 수준으로 오르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집값 ‘보합’ 대세=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흐름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했다. 지난해와 같은 폭락이나 폭등은 없으며 횡보세가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서진형 공동대표는 “상반기 추세가 이어지며 횡보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쯤 집값 흐름의 가닥이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승현 대표는 “하반기 집값 추세는 약보합으로 폭락이나 폭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도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덕례 실장은 “경제위기가 오지 않는 한 급격한 폭락이나 폭등은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 집값도 횡보할 것”이라고 했다. 김인만 소장도 “지난해 가파르게 폭락했기 때문에 상승은 하지만 큰 폭의 상승이나 반등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하반기 반등탄력이 상반기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하반기 집값도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4분기엔 올 상반기 보인 반등탄력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회복세 두고 이견=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 상승세가 지방으로도 옮겨갈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송승현 대표는 “지방권에선 가격이 급락한 지역들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보일 것”이라면서 “서울 등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인만 소장은 “대부분 지역에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대구 등 미분양이 많았던 지역에서도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평했다. 다만, 김 소장은 “현재 상승은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고 대세 상승은 아니다. 이러한 추세가 3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덕례 실장은 “지방에선 수도권만큼 오르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여전히 미분양 물량 등 공급량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주택 수요가 뒷받침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표는 “서울도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바닥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며 “5대 광역시까지 여파가 이어질 순 있어도 지방의 상승세가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