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부실운영·흉기난동 등에 사흘 연속 지시
‘쉬어도 쉬는 게 아닌’ 휴가…8일엔 공식일정 소화
9일 복귀 후엔 광복절 특사·한미일 정상회의 등도
[헤럴드경제=정윤희·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 막바지인 7일부터 사실상 ‘업무 복귀 모드’에 들어간다. 공식적인 휴가는 지속하되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관련 보고를 받고 현장 상황을 챙기는 동시에 공식 일정이 있을 경우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휴가기간 중 폭염과 잼버리 부실운영,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철근 누락 아파트 등 각종 현안이 잇따른 가운데 윤 대통령은 복귀 이후에도 광복절 특사, 한미일 정상회의, 추가 개각 등 검토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도 잼버리 현장 상황에 대해 상시적으로 보고를 받는 등 현안을 챙기고, 휴가 마지막 날인 오는 8일에는 별도의 공식일정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잼버리와 관련해서는 계속적으로 챙기고 있다”며 “휴가 말미인 내일은 공식일정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 점쳐지는 휴가 중 잼버리 현장 방문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잼버리 현장 방문을 내부에서 논의하거나 계획이 잡히지는 않았다”고 했다.
지난 3일부터 경남 거제 저도에 머무른 윤 대통령은 4~6일 사흘 연속으로 잼버리 관련 긴급 지시를 내렸다. 윤 대통령은 휴가 첫날인 지난 2일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한 뒤 “시설 및 안전대책을 철저히 점검하고 조치하라”고 지시한 이후 ▷냉방 대형버스, 냉장냉동 탑차 무제한 공급 및 식사의 질과 양 개선(4일) ▷관광 프로그램 긴급 추가(5일) ▷무더위 위생관리 만전 및 잼버리 철수 청소년을 위한 영외 문화프로그램(6일) 등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2일 참모들과 ‘철근 누락’ 무량판 부실시공 아파트 문제를 논의하고 4일에는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경찰력 총동원과 초강경 대응을 지시키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밖에도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1박을 한 다음날인 지난 3일 장병들을 만나 격려하는가 하면, 4일에는 경남 거제 고현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났다.
윤 대통령이 ‘쉬어도 쉬는 게 아닌’ 휴가를 보내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휴가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여름휴가 일정을 잡았으나 태풍과 집중호우 등 천재지변이나 감염병, 외교안보 이슈, 대형 사건사고 등을 이유로 휴가를 단축·취소하거나 관저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휴가 조기복귀는 없다’고 일축한 상태다. 대통령의 휴가를 일주일로 못 박고 이를 예정대로 소화함으로써 공직사회에 휴가 독려 메시지를 주고 내수진작,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러가지 현안들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기존 휴가가 어떻게 (변경)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오는 9일 휴가 복귀 이후에도 곧바로 처리해야 할 현안 이슈들이 쌓여있다. 윤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한 후 8·15 광복절 특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가 오는 9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대상자를 선정하면 이를 최종 검토한 후 오는 14일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할 전망이다.
오는 18일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공조, 3국 안보협력 강화 등이 논의될 전망인 만큼, 이에 대한 준비도 당면 과제다. 휴가 이후로 점쳐졌던 일부 부처에 대한 추가 개각 및 대통령실 개편의 경우 내달 추석 연휴 전후로 다소 미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