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김좌진 장군의 고향, 홍성의 변신
청정 수산물 미식,서해경관 좋은 남당항
팔방미인 국민놀이터로..타워오픈 임박
MZ세대들 아슬아슬 트릭아트 폰카놀이
관광객 참여형 국내 최대 음악분수 가동
스누피 닮은 죽도, 작은 섬에 매력 집약
그림같은 수목원의 생태, 길 위의 위인전
놀이-자연-인문 삼위일체 홍성 눈에 띄네
[헤럴드경제, 홍성=함영훈 기자] 광천김과 토굴새우젓, 역사속 위인들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충남 홍성이 남당항을 중심으로 명랑하게 변신하고 있다.
해양분수공원, 네트 어드벤처, 트릭아트존, 노을전망대, 스카이타워 같은, 민간 테마파크의 다채로운 매력들을 해안가에 대거 조성해, 서해안 해양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의기와 충절이 깃든 준(準)광역단체, 6개 시군을 거느린 ‘홍주’였다가 일제 이후 탄압받고 분할되면서 홍성군으로 축소되었다.
하지만, 다시 21세기 후예들이 홍주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끼 넘치는 재치로 변신하는 모습을, 이 고을 내륙 곳곳에 모셔진 최영 장군, 집현전 학사 성삼문, 일제의 오금을 저리게한 백야 김좌진 장군도 흐뭇하게 지켜볼 것이다.
▶끼 넘치는 남당항= 수산물 미식여행지, 석양 감상 명소로서 유명했던 남당항엔 5만5000㎡ 규모의 해양공원-축제광장이 유명 테마파크 부럽지 않게 조성돼 있다.
우리나라 최대 체험형 음악분수를 설치하고, 해양권 최초의 네트 어드벤처와 길이 170m의 트릭아트 존을 만들었다.
트릭아트존에 가면 여행자들은 가오리를 타고 날으는 모습, 아슬아슬한 절벽 사이 그물다리를 건너는 장면, 작은 조각배를 타고 상어와 밀당하는 모습 등을 앵글에 담는다. 대형 대하, 바다거북과 바다여행, 대형문어의 습격 등 총 12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설정 인생샷에 진심인 MZ세대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이달 중순 공식 오픈하는 네트 어드벤처는 프랑스 기술진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오래가는 라트비아 산 재료를 골라 치밀하게 설계, 제작했으며, 그물네트 방부폴 등 모든 재료를 해양 기후에도 잘 견디는 것으로 소싱했다고 한다.
남당항 해양공원 음악분수는 6600㎡ 규모에 바닥분수, 안개분수, 레이저, 야간 판타지 조명 등을 갖췄다. 시범운영을 마친 음악분수를 비롯해 이달 중 전면 가동을 시작한다.
볼거리, 즐길거리 다양한 남당항 해양공원은 그늘막, 산책로 벤치, 포토존 등 편의·놀이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노을전망대와 스카이타워= 만들어진 지 2년된 바다위 붉은 다리 남당항 노을전망대는 MZ세대 여행객들의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됐다.
유려한 곡선으로 해변 도로에서 시작해 바닷가로 102m 뻗어 나갔다.
이곳에서 보는 석양도 기가막히지만, 다리를 앞에 두고 바라보는 석양이 더 멋지다. 노을 전망대가 노을을 더 멋지게 하는 소품이 된 것이다.
남당항에는 올 연말까지 65m 높이의 해안 랜드마크탑인 홍성스카이타워가 만들어진다. 이 타워는 천수만의 명품 낙조와 리아스식 해안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한눈에 담게 해준다. 상부 66m 둘레에는 뉴질랜드 오클랜드 처럼 스카이워크 체험시설을 둔다.
남당항의 스테디셀러는 여전하다. 수산물의 보고로 대하,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 등 사시사철 싱싱한 수산물이 풍부하며, 특히 천수만 최고 별미안 새조개가 유명해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죽도를 포함한 서해안 절경으로 안구정화를 시켜준다.
▶죽도= 남당항과 안면도 사이, 죽도의 생김새는 남에서 북으로 보면 인기 애니매이션 주인공 찰리브라운을 닮았고, 동에서 서로 보면 찰리의 애견 스누피 같기도 하다. 머리 큰 강아지 모양임은 분명하다. 올망졸망 8개의 섬이 달라붙어 스누피를 만든, 사랑스럽고 귀여운 섬이다.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해서 이름 붙여진 죽도는 남당항에서 3.7㎞ 떨어져 배 타고 10분 정도면 당도한다.
죽도는 3시간 정도 바다와 동행하며 둘레길 산책하기 좋다. 대나무길을 걷다가 전망대에 올라 잠시 멋진 사방 조망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1조망 둘레길은 숲길 탐방로와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며, 2조망 쉼터 둘레길에는 홍성 관광지를 소개하는 갤러리가 있는데, 홍성여행 미리보기이다.
우럭, 대하, 바지락 등 풍부하고 싱싱한 해산물을 사계절 맛볼 수 있는 미식섬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감상하는 국내 몇 안되는 곳이라는 점이다. 3조망 쉼터 쪽에는 죽도 야영장, 낚시공원이 있다. 귀여운 섬에 별 것 다 있다.
▶그림 같은 수목원= 2005년에 문을 연 광천읍의 ‘그림 같은 수목원’은 약 3만평 규모에 소나무를 비롯해 460여 종의 나무와 870여 종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수목원 내에는 온실식물원, 연꽃 정원, 폭포, 돌탑 등 다양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코스로 좋다.
말 그대로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수목원으로 봄에는 각종 꽃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 자연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고, 겨울에는 푸른 소나무와 흰 눈의 채도대비 미학을 보여준다.
홍성 ‘그림 같은 수목원’은 서해와 가까이 있어 바람이 많고 습도도 높은 편이라 다른 지역에 비해 꽃의 개화시기가 2주 정도 늦는 편이다. 사계절 언제 가도 꽃·나무와 느리게 동행하는 곳이다.
서해의 관문이자 방어성, 홍주목을 감싼 홍주성은 1772m에 달했으나 일제가 성벽을 파괴했고, 주민들이 저항하면서 남쪽의 810m 성벽과 조양문(동문)을 남길 수 있었다. 36동에 이르던 관아 건물도 일제가 파괴해 조양문,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만 남아 있다.
임진왜란, 이몽학의 난, 동학농민항쟁, 천주교박해 등 역사를 품고 있으며 을사늑약 체결에 반대한 민종식, 이세영 등이 홍주의병을 이끌고 전투를 벌인 구국의 현장이다.
▶하트모양의 홍성군, 동 인문학, 서 명랑함= 홍주성 북문터를 지나면 홍주초교에 이어 홍주성의 성벽이 이어진다. 성벽 아래에는 홍성에서 태어난 역사 인물들의 흉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최영, 성삼문, 한용운, 김좌진 등 우리나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굵직한 인물들이다. 홍주성 천년여행길은 성벽을 따라 홍주성 남문을 거쳐 홍주성 역사공원으로 이어진다.
홍주성역사관은 홍성의 위인을 시대별로 소개하고, ‘홍주와 부보상’이라는 주제로 부보상의 유품과 활동상, 천주교 박해와 홍주의병, 홍성의 독립운동 등 고려시대 이전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역사를 자세히 일러준다.
남당항 트릭아트, 분수공원에서 사진놀이 피서를 즐기다가, 노비해방 운동까지 실천한 김좌진 장군, ‘문자 추상’이라는 새로운 추상주의 장르를 개척한 이응노 화백의 멋진 스토리에 감동받는 홍성 여행이다.
동서가 긴 하트모양의 홍성에서 우리는 해안가의 명랑함과 미식, 내륙의 인문학을 모두 챙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