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시장 전망치 상회하는 성적

3분기부터 ‘대반전’ 기대

“삼성 진짜 바닥 찍다” 2000억도 불안했는데 6000억 영업익…하반기 대반전 나오나 [비즈360]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부.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14년 만에 최저 수준의 분기 성적표를 내놨지만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에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2400억~5500억원보다 높았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의 실적 악화에도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내내 바닥을 확인한 만큼 3분기부터는 업턴(경기상승 국면)으로 돌아서는 ‘대반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력 제품인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크게 완화될 것이 유력하다. 이달 말에는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빠르게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갤럭시Z폴드5’를 공개해 이는 3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진짜’ 바닥 찍었다…시장 전망치 상회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상반기가 진짜 ‘바닥’이었음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400억원이었다. 2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08년 4분기(-7400억원),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처음이다.

2009년 1분기 이후인 14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영업이익이지만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건 주목할 만하다. 금융조사기관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1조7600억원과 2400억원 내외로 추산했다. 전날 로이터통신도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의 스마트에스티메이트가 애널리스트 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555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예상됐던 ‘최악’ 수준을 상회한 셈이다.

3분기 업턴 가능성 ↑…반도체 ‘대반전’ 기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문을 영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달려 있다. 통상 DS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한다. 2분기 실적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인한 DS 부문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 DS 부문의 2분기 영업적자가 3조~4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잠정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 높아 DS 부문 적자폭도 소폭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지난 1분기 DS 부문은 4조58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바 있다. 반도체에서의 대규모 적자는 스마트폰이 메운 것으로 분석된다. 올 2분기 MX사업부 영업이익은 2조7000억~2조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성 진짜 바닥 찍다” 2000억도 불안했는데 6000억 영업익…하반기 대반전 나오나 [비즈360]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삼성전자 제공]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확실히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장 전망 상회로 3분기 업턴에 대한 가능성도 커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은 전분기 대비 13~18%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3분기에는 가격 하락세가 0~5%로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하반기에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HBM 수요는 2억9000만GB(기가바이트)로,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HBM 수요는 30%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3P와 HBM4를 준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부터 북미 GPU업체에 HBM3(4세대)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하반기 국내 영업이익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가 추산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7000억원 안팎이다.

예년보다 빠른 ‘갤럭시Z’ 시리즈 등판…1000만대 팔까

이달 말 공개될 신제품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갤럭시Z폴드5’도 3분기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삼성 갤럭시 언팩’을 진행한다.

“삼성 진짜 바닥 찍다” 2000억도 불안했는데 6000억 영업익…하반기 대반전 나오나 [비즈360]
‘삼성 갤럭시 언팩 2023(Galaxy Unpacked 2023: Join the flip side)’ 초대장. [삼성전자 제공]

코엑스와 서울광장 등에서 동시 진행되며, 특히 이번 시리즈는 전작 대비 많은 변화가 예상돼 기대를 모은다. 갤럭시Z플립5의 경우 전면 커버 디스플레이가 1.9인치에서 3.4인치로 커진다. 또한 물방울 힌지를 적용해 전작과 달리 화면이 완전히 닫히며 방진 기능까지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시장에서 독보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효율적인 마케팅비용 집행으로 갤럭시Z5 시리즈는 연내 10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올 3분기 MX(스마트폰)사업부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전시장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주요 가전업체들의 재고 소진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고, 원자재·물류비 등 원가 구조가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에어컨 등 여름철 가전 수요 증가와 LCD TV 판매 반등도 호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LCD TV 출하량은 4320만대로 관측된다. 이어 올 3분기에는 5030만대, 4분기 6240만대로 회복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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