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5월에 고공행진을 펼쳤던 엔비디아 주가가 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대 하락,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이에 최근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상승세에 힘입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7일에도 보합 흐름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지난 5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 하락한 7만17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1년여만에 7만원선을 돌파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30일에는 7만23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7만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외 증시 상승 분위기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 등을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KB증권은 지난 5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폭이 타사보다 적은 점과 원화 강세 등에 따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 대비 덜 올라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 초 대비 47.1%, 마이크론은 38.2%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는 30.6% 증가에 그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분기 D램 출하량이 증가해 재고 감소가 예상되고, 4분기 HBM3(고대역폭 메모리) 출시로 내년부터 인공지능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본격 진입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3분기 아이폰 중심의 모바일 기기를 시작으로 4분기 PC와 서버 등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8만5000원을 유지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2포인트(0.03%) 오른 33,573.2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06포인트(0.24%) 상승한 4,283.85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6.99포인트(0.36%) 오른 13,276.42를 나타냈다.
이날 S&P500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머크와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등이 2%대 하락하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한편, 소형주(스몰캡)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장중 한때 2% 이상 올랐다.
이날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가 커지고, 경기 침체 전망이 약해진 점에 주목했다. 다음 주로 다가온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정책회의를 앞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됐다. 연준 당국자들이 통화정책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신호도 적었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혼조된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당국자들의 의견 역시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시각과 6월 금리 인상을 쉬어가자는 주장이 혼재돼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0.5%로 반영됐다. 6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19.5%로 나타났다.
호주가 이날 시장의 예상과 달리 깜짝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선 점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노력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진 점은 주식시장에 약간의 랠리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