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마치 닭가슴살을 주욱 찢는 것처럼 유청단백질을 추가한 식빵은 전분이 풀어지는 정도가 덜합니다. 쫄깃한 식감은 샌드위치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식빵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죠.”
베이커리전문가인 이영관 식품기술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제7회 유청단백질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언급된 빵은 유청분말단백질을 첨가해 그가 직접 실험해본 식빵이다.
“유청분말 첨가, 빵맛의 큰 변화없이 단백질 함량 ↑”
유청단백질포럼은 유청단백질의 정보를 바로 알리기 위한 건강전문학자들의 모임으로, 이번 포럼에서 이 기술사는 유청단백질을 넣은 식빵·일반 빵·쿠키·스콘·커스터드 제조법을 소개했다.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 연구·개발(R&D)부문장을 지낸 그는 제과·제빵의 식품기술을 쌓아온 전문가다.
이 기술사는 “최근 베이커리시장에서 50~60대와 1인가구의 구매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건강한 빵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기에 그가 꼽은 건강 식재료는 유청분말단백질이었다. 이 기술사는 “식빵의 경, 유청분말을 첨가하자 단백질 함량이 63% 정도 많아지면서 식감이 더욱 쫄깃해졌다”고 말했다.
초코칩쿠키는 실험에서 사용한 일반제품 대비 40%, 스콘은 58%까지 단백질 함량이 증가할 수 있었다. 이 기술사는 “계란이 들어가지 않는 식빵 외에 단팥빵, 커스터드 등 일반 빵에도 유청단백질을 첨가한 결과, 맛의 큰 변화 없이 제조가 가능했다. 이러한 제조법은 유제품을 먹지 않는 이들에게 맞춤형 빵을 제공하는 등 여러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청단백, 근육 기능의 핵심 ‘BCAA’ 가장 많아”
유청(whey)은 우유에서 요거트나 치즈를 만들고 남은 액체 부산물로, 93%의 수분에 약 0.6%의 유청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과거에는 치즈를 만들고 버리던 폐기물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면역력 강화, 근감소증 예방 등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영양학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시중에는 34~89% 단백질을 함유한 농축유청단백질(WPC), 단백질 함량이 90% 이상인 분리유청단백질(WPI)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 중이다.
이날 포럼에서 한정아 상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유청단백질의 우수성이 보고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다양한 단백질 중에서도 ‘분지아미노산(BCAA)’ 함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지아미노산이란 발린(valine)·류신(Leucine)·이소루신(isoleucine), 3가지가 함유된 아미노산을 말한다.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근육 손상을 줄이는 데 핵심 기능을 한다.
한 교수는 “식품 내 분지아미노산 함량을 보면 유청단백질 23%, 식용곤충단백질 16.4~16.8%, 쌀 단백질이 18.1~18.7%로, 지금까지 유청단백질만큼 분지아미노산이 다량 들어 있는 식품은 없다. 대부분의 단백질 파우더에 분지아미노산이 들어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는 식품 포장에 분지아미노산 함량을 전면에 내세운 경우도 늘고 있다. 단백질바 포장에 적힌 ‘BCAA 2000㎎’ 표시가 이 같은 사례다.
분지아미노산은 브라우니처럼 달콤한 제빵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한 교수는 “상명대 외식영양·식품영양학과 연구진이 브라우니의 품질과 관능 특성을 연구한 결과, 브라우니에 유청분말을 첨가하는 적정 비율은 밀가루 함량의 20% 수준에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유청분말은 브라우니를 비롯해 특히 고령자가 선호하는 간식으로 개발 확대를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