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죽음에 대한 담론은 인류의 오랜 논쟁 중 하나다.
미리 경험해 볼 순 없어도 생이 끝나면 누구든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기에 아직도 인류는 '죽음'이라는 이슈와 끊임없이 씨름 중이다. 죽음의 순간을 늦춰보려고 했던 갖가지 노력들은 의학기술 발전으로 이어졌고, 사후(死後)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사색은 종교의 탄생으로 점철됐다.
경남 영양군 소재 연화사 주지인 구선 스님은 신간 ‘관(觀) 생명과 죽음’에서 인류의 오랜 궁금증이었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선 스님은 연화사에서 사념처관(四念處觀, 해탈에 이르는 관찰)과 주력, 기공 등을 응용해 만든 ‘관(觀) 수련’을 지도하며 생(生), 노(老), 병(病) 등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고통에 대한 책을 써왔다. 이번에 그 마지막 단계인 사(死)의 이치를 정리한 신간을 펴낸 것이다.
구선 스님은 스무 살 때 처음 겪은, 일반인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사후 세계'의 경험을 통해 죽음의 형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저서에 따르면, 죽음이란 육체와 영혼이 서로 분리되는 현상으로, 육체를 떠난 영혼은 먼저 육체와의 인연이 지속되는 중음(中陰)의 기간을 49일간 겪게 된다. 이와 함께 죽음의 네 가지 유형과 이에 따른 사후 세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연장선임을 설명한다.
그는 사후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큰 원인은 망자가 갖추고 있는 영혼의 몸, 즉 생전 의식 상태와 삶의 방식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죽음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생(生)의 문제로 귀결되는 셈이다. 죽음의 이해를 통해 삶의 방향을 가늠해보는 것, 그것이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관(觀) 생명과 죽음/구선/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