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어차피 비싼 5G 요금제 써도 잘 안 터지는데…알뜰폰 ‘0원’ 요금제 잘 활용하면 매년 수십만원 절약할 수 있어요” (20대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
“알뜰폰 요금제 혜택을 비교해 주기적으로 요금제를 갈아타고 있어요. 번거롭긴 하지만 기존 통신사 요금제와 비교하면 공짜나 다름없어요.” (30대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
최근 알뜰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짜 요금제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최장 7개월 간 통신요금을 ‘0원’으로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요금제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서로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중소 알뜰폰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2030세대의 요구와 맞아떨어지면서 알뜰폰 가입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알뜰폰 요금제 비교 사이트 ‘알뜰폰 허브’에 따르면 현재 0원 요금제 상품은 30여개에 이른다. 모두 4세대 이동통신(LTE) 요금제로 짧게는 4개월간 길게는 7개월간 이용자에게 통신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공짜 요금제는 SKT망을 사용하는 아이즈모바일의 ‘아이즈 모바일 무제한 요금제’다. 월 3만3900원에 데이터 15GB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7개월간 공짜다. 기본 제공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후에도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프리티, 이야기모바일, 이지모바일, 스마텔 등이 유사한 0원 요금제를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알뜰폰 공짜 요금제에는 별도 약정 기간이 없다. 가입자가 마음만 먹으면 공짜 요금제를 갈아타며 사실상 0원으로 수개월간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우려에도 통신사 입장에선 점유율 확대로 이한 이점이 더 클 것으로 보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에 망을 제공하는 통신 3사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늘리면서 공짜 요금제가 등장한 것”이라며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이기에 고객이 요금제를 갈아타며 혜택만 누린다고 해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알뜰폰 LTE 가입자는 1215만명으로 전년(943만명)과 비교해 272만명 증가했다. 통신 3사의 LTE 가입자 수는 매월 줄어드는 추세임에도 알뜰폰 LTE 가입자 수는 매월 20만씩 늘고 있는 추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알뜰폰은 중장년층이 사용하는 ‘효도폰’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제는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2030세대가 핵심 고객으로 부상하면서 알뜰폰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작년 12월에 공개한 알뜰폰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가 전체 알뜰폰 이용자 중 4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