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1구역, 신통기획 공모 재도전 방침
“위조 동의서에 발목 잡혀 후보지 탈락”
“재개발시 1천~1200여가구 들어설 듯”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남뉴타운에서 유일하게 구역이 해제된 한남1구역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공모 재도전을 준비한다. 과거 공공재개발이 한차례 무산된 데 이어 지난해 신통기획 공모에도 탈락 고배를 마셨는데, 다시 한번 신통기획을 통한 재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 1구역 재개발조합설립추진준비위원회는 향후 토지 등 소유자들과 협력해 신통기획 공모 신청 동의서를 징구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신통기획이란 민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장에 대해 공공이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절차를 지원해, 사업 기간을 줄여주는 제도다.
현재 한남뉴타운은 구역이 해제된 1구역을 제외하고 2·3·4·5구역이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태원 1가에 위치한 한남1구역은 관광특구를 포함하고 있으며 지하철역, 용산구청, 앤틱가구거리와 퀴논거리 등 이태원 주요 상권이 연결되는 입지를 갖췄다. 그러나 이처럼 뛰어난 입지가 도리어 이해관계 충돌을 일으켜 재개발이 급물살을 타지 못했다.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보다 상가가 많다 보니 여전히 주택으로의 재개발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한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상가 측 반대에 고전해 아예 주거지 중심으로 신청 동의를 받으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1구역은 지난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결국 해제된 바 있다. 이후 2020년 정비구역 해제지역에 대해서도 공공재개발 사업을 허용하는 ‘8.4 부동산 대책’으로 공공재개발이 추진됐지만, 결국 후보지에서 탈락한 아픔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민간재개발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신통기획이 도입되며 민간재개발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추진위 측은 그동안 재개발 문턱에서 발목 잡은 ‘주민 동의율’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신통기획 탈락한 것은 위조된 반대 동의서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반대 동의율이 ‘뻥튀기’됐다는 주장이다.
추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 당시 소유자들로부터 72%의 동의율을 얻었는데, 재개발 반대 동의서 이중 제출로 최종 동의율이 68%로 낮아졌다. 이에 정량평가 점수가 내려가며 용산구로부터 2위로 추천받았다고 한다. 만약 자치구로부터 1위로 추천됐다면 후보지 선정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추진위는 용산구청에 재개발 반대 측으로부터 위조 반대동의서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파악한 이후, 지난달 문서위조 및 업무방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어들며 상권이 침체되고 있다. 이에 상가 소유자들 사이에서도 재개발에 대한 당위성에 공감하는 기류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는 이태원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곤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고 있진 않다. 지금처럼 좁은 골목이 계속 유지되면 언제든지 제2의 참사가 날 수 있다”며 “재개발을 통해 기반시설을 정비해 이태원이 안전하고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유자들과 협력해 추후 동의서를 징구할 계획”이라며 “구역 경계 설정에 따라 소유주 수가 변경될 것이며 현재 약 500명 정도인데, 재개발 시 1000~1200가구 규모로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