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 없는 찐빵? 반도체 ETF인데 삼전이 없다고? [투자360]
[망고보드]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감산 서프라이즈!’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돌아왔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깨고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어두웠던 D램 업황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순간입니다. “흑자 유지 보다 감산 결정이 더 반갑다(IBK투자증권)”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죠.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악화에도 여의도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올리며 화답했습니다.

삼성전자 효과로 반도체 업황의 경기전망이 좋다고 하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도 덩달아 인기몰이 중입니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 ETF'의 거래대금만 1222억원에 달합니다. 지난 10일에는 순자산규모 3000억원을 돌파하는 저력도 보여줬습니다.

이 밖에도 국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에는 ▷TIGER Fn반도체TOP10 ▷TIGER 반도체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KODEX Fn시스템반도체 ▷HANARO Fn K-반도체 등이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효과로 반도체 ETF에 빠르게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반도체 대표 ETF인 KODEX반도체, TIGER반도체에는 삼성전자가 단 1주도 담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해당 상품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겠습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전체 투자 비중의 30% 수준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담아보자'라며 투자하셨던 분이라면 조금은 당황스러운 사실일 수 있겠습니다. '삼성전자 없는 반도체팀이라니!'

이 배경을 이해하려면 해당 상품들이 추종하는 'KRX반도체 지수'를 알아야 합니다. 이 지수는 국내 반도체 산업 대표 기업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구성됐는데, 삼성전자가 편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가전, PC 등의 매출이 반도체보다 크기 때문이죠. 삼성전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니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매출 비중은 32.6%로 절반을 넘지 않네요.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담긴 ETF를 투자하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바로, ‘IT 지수’를 살펴봐야 합니다. 국내 상장 IT ETF에는 TIGER 200 IT, KODEX 200IT TR, KODEX IT가 대표적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37% 안팎입니다. 참, 삼성전자 ETF 찾는다고 'IT' 이름에만 꽂히지는 마셔요. 이름에 '반도체'가 들어간 'SOL 한국형글로벌 반도체 액티브' 역시 삼성전자(6.18%), SK하이닉스(5.68%) 고루 담겨있네요. 올해 들어 수익률도 30%를 넘겼습니다. ETF를 고르실 때는 꼭, 무엇이 담겼는지는 한번씩 살펴보고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앙꼬 없는 찐빵? 반도체 ETF인데 삼전이 없다고? [투자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