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아이폰 충전기도 갤럭시 스마트폰에 맞춰서 통일해!”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의 충전단자를 하나로 통일하는 법안이 통과된 가운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사실상 스마트폰에 ‘라이트닝 케이블’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을 겨냥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이미 올해 출시할 아이폰15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동일한 USB-C타입 단자 채용할 것이란 소식 전해짐에 따라 ‘뒷북’ 발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스마트폰 충전단자를 일원화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과기정통부 장관이 자원낭비 방지와 소비자 편익 등을 위해 모바일·스마트기기 등 방송통신기자재의 충전 및 데이터 전송방식에 대한 기술 기준을 정하고 이를 고시할 수 있게 된다. 생산자가 기술 기준을 따르도록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통과한 EU의 USB-C 충전규격 통일 법안과 유사한 형태다. EU는 2024년 말부터 EU지역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바일 기기에 대해 충전단자를 USB-C로 통일하도록 했다. USB-C 단자가 없을 시 해당 모바일 기기는 판매가 금지된다.
당초 EU의 USB-C 충전규격 통일 법안이 발의 됐을 때 업계에선 사실상 애플 겨냥한 법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대다수 제조사의 모바일 기기가 USB-C 단자로 전환 중인 반면 애플은 2012년부터 스마트폰에 자체 라이트닝 규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박찬대 의원의 이번 법안 발의에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USB-C타입 충전 단자가 일반화되며 향후 아이폰 교체시 추가 충전 케이블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올해 출시할 아이폰15 시리즈부터 USB-C 타입 충전 단자를 적용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며 ‘뒷북 발의’란 비판 어린 시선도 적지 않다. 이와 더불어 애플이 전용 충전 케이블이 아닌 타 충전 케이블에 대해선 충전 속도를 제한할지도 모른단 관측이 제기되며 보다 실질인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