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랴오닝성에 벌레 비가 내리고 있어요. 대피소를 찾으시고 외출하실 때에는 우산 챙기세요~”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이런 글과 함께 실제 거리에 주차된 차량들 위로 가늘고 길다란 벌레처럼 보이는 물체가 흩뿌려져 있는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일 트위터 등에 돌고 있는 영상을 보면 거리에 주차된 차량들은 길고 가느다란 지렁이 처럼 보이는 것들로 뒤덮여 있다. 차도 위에도 같은 물체가 수북이 쌓여있거나 흩어져 있다. 언뜻 징그러운 벌레들로 보인다.
영상에선 한 행인이 우산을 들고 걷고 있다. 마치 벌레 비를 피하기 위해 쓴 것 같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해당 영상 소식을 보도한 최근 기사에서 “이러한 점액질 생물 재앙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저널 마더네이처네트워크에 따르면 곤충들이 거대한 회오리 바람에 휩쓸렸다가 폭풍우에 떨어질 수 있다”고 썼다.
매체는 또 다른 가설로 튤립 나무과에 피는 꽃이 벌레 같다고 언급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대체로 놀랍다는 반응이다. “기이한 현상이다”, “만일 내가 중국에서 사업하는데 벌레 비가 내린다면? 난 그냥 죽을꺼야”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영상은 가짜다”, “누가 장난을 쳤다”라는 의심글도 있다.
해당 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실제 벌레 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영상이 촬영된 랴오닝성은 중국 동북 지방 남부의 성으로 북한의 압록강 접경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날씨가 춥기 때문에 벌레나 곤충이 살기 힘든 환경이다.
전문가들은 ‘지렁이처럼 보이는 물체’가 실제로는 포플러 나무의 꽃 차례 또는 꽃 줄기 일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북부 지역에 자생하는 포플러 나무의 꽃 차례는 애벌레와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식물 생물학 교수인 루이스 J. 펠드먼은 “사진 속 끈적끈적한 파편은 벌레가 아니라 중국의 한 나무 종의 꽃줄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