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측근 전씨 사망 후 ‘이재명 저격’ 본격화

이재명, 尹규탄·부모 묘 훼손 ‘시선돌리기’

사무총장 등 개편 솔솔…“아직 논의 없다”

“李 사퇴” 비명 소리 더 커졌다…이재명 ‘인적쇄신’ 칼 드나 [이런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의 극단적 선택 이후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이 대표 ‘퇴진론’ 목소리가 결집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현재 이 대표가 사퇴 결단에는 확실히 선을 긋고 있는 만큼, 돌파구는 결국 인적쇄신이 될 것이란 중론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사무총장 및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직 개편과 관련해서 지도부는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줄다리기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13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 모 씨가 지난 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이 대표 책임론이 본격 점화됐다. 앞서 지난달 말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이후부터 급격히 악화된 당내 비토 여론이 적극적으로 분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당시 무더기 이탈표로 이 대표 ‘리스크’를 견제하는 민주당 내 세력이 상당한 것이 확인됐음에도 목소리를 낮추던 비명계가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저격’하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전 씨 사망 이후 이 대표가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기보다는 검찰의 강압 수사에 책임을 돌리는 메시지만을 낸 것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는 여론이 감지되면서다.

대표적인 비명계 윤영찬 의원은 전 씨의 사망과 관련 “도의적 책임을 지라”며 사실상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 10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가 말한대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이라면 속히 밝혀야겠지만, 이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해영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와 같은 인물이 민주당의 당대표라는 사실에 당원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낀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당이 이재명 방탄을 이어간다면 민주당은 그 명(命)이 다할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다만 이 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무겁게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 분위기로 전해진다. 대신 그는 지난 주말 최근 정부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식 해법을 규탄하는 장외투쟁에 나섰고, 단기적으로 민생 경제 등을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또 경북 봉화에 위치한 부모 묘소가 훼손당한 사진을 직접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여론을 적극적으로 돌리려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선택지는 일단 당직 인선 쇄신으로 모아지고 있다. 일찍이 비명계를 중심으로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 등 주요 당직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우선 이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룰을 확정하는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에 비명계 의원들을 전진 배치하면서 시동을 걸고 있다. 내달께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명계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당 통합을 도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주요 당직 교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원론적인 차원에서 이 대표 취임으로부터도 6개월여가 지났고, 당이 새롭게 보일 필요가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이번 주부터 의원들과의 만남을 갖는 중에 이런(당직 교체) 요구가 나온다면 그에 대한 이 대표 답변이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진전된 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