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한다. ‘윤심(尹心) 논란’, ‘대통령실 개입 논란’ 등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이 뜨거웠던 만큼, 윤 대통령의 이번 전당대회 참석에도 시선이 쏠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글로벌 복합위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혁신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고 당정이 ‘원팀’이 되자는 화합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집권 2년차 노동·연금·교육개혁 등 3대 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은 만큼, 기득권 카르텔을 타파하자는 개혁의지를 재차 강조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8월 당 연찬회 이후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박 전 대통령은 각각 지난 2014년과 2016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일찌감치 공식화됐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경호상의 이유로 직전에야 비공개로 공지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26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전당대회 참석 요청이 나오자 “많은 당원이 모이고, 전당대회라는 좋은 축제이기에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당시 양금희 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정치 입문 후 국민의힘에 몸 담은 기간이 길지 않았던 만큼, 당원과의 스킨십을 늘리려는 의도로 봤다.
다만, 이후 본격적으로 ‘윤심 논란’이 전당대회를 달구면서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 예고도 정치적 의미가 보다 커졌다. 각 당대표 후보 캠프별로 윤 대통령의 참석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며 저마다 손익계산에 분주한 이유다.
일단 당대표 선거 투표는 전날 이미 종료된 상태라, 윤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가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 후 개표 결과를 보지 않고 먼저 자리를 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정치권의 관심은 ‘윤심 후보’인 김기현 후보의 득표율에 쏠린 상태다.
앞서 친윤계인 장제원 의원이 김기현 후보와의 ‘김장연대’를 형성하며 김 후보가 ‘윤심 후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후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포기, 대통령실의 안철수 후보 공개 비판 등 일련의 일이 잇따르며 ‘윤심’이 김 후보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급기야 전당대회 막판에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들이 김 후보에 대한 홍보물 전파를 요구하는 등 전당대회에 개입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대통령실은 수차례 “전당대회에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단일 윤심 후보인 김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친윤(친윤석열)계 입장에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윤 대통령의 참석으로 당심을 결집하고, 김기현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을 확보해 ‘압도적 승리’를 이루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반면, 김 후보가 과반 확보에 실패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되거나, 만약 패배할 경우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에 따른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김 후보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윤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에도 적지 않은 상처가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