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2030 청년 전용’을 강조하던 카카오뱅크의 전·월세·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시중은행 대비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 차주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카카오뱅크의 전·월세 대출 연체율이 주담대 전체 연체율을 견인했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먹고 살기 힘든’ 청년들의 신용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병원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출종류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11월 주택담보대출(전·월세 포함) 연체율은 0.32%로 다른 은행(신한·우리·하나·국민은행·케이뱅크) 대비 월등히 높았다. 특히 연체율이 가장 낮았던 신한은행(0.11%)과 비교하면 3배 차이가 났다.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12월 0.1%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6월 0.24%로 뛰고,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0.3%대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시장금리도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보다도 연체율은 더 높았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11월 같은 상품군의 연체율이 0.12%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0.13%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내 1bp(1bp=0.01%포인트) 감소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2월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인 상황”이라며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시중은행이 취급하지 않고 있는 청년 전세대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권에서 청년 전세대출은 ‘부담이 큰 상품’으로 인식된다. 2030세대의 주거비용 지원을 위한 상품인 만큼 연체가 발생할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지난해 청년들의 대출 상환능력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금리대출뿐 아니라 전월세보증금대출 등에서도 부실율을 관리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대출의 최저금리는 3.75%로 저렴한 편이지만, 지난해 물가상승·고금리로 상환능력이 떨어진 청년층의 연체율이 향후 더 오를 수 있어서다.
강 의원은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은행 손실은 더 커지고, 빚을 진 차주의 신용도 크게 훼손돼 경제활동이 더 힘들어진다”며 “신속채무조정 특례가 시행 예정이지만 범위가 지나치게 좁기에, 취약차주 범위를 넓게 적용해 은행들이 선도적인 채무조정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