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비 시총 비율도 6개월來 최고

코스닥, 코스피 ‘박스권’ 갇혔을 때 홀로 날았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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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닥 지수가 2월 들어 코스피 지수보다 훨씬 더 높이 날아올랐다. 2500포인트 고지 점령을 눈앞에 두고 연이어 미끄러지며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지수에 비해 코스닥 주간 상승률이 4주 연속 앞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대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의 비율도 20%대에 육박하며 6개월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793.42포인트로 마감, 800포인트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는 지난해 9월 13일 기록했던 796.79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10% 오를 동안 코스닥 지수는 16.8%나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닥 지수가 7.1% 오를 동안 코스피는 1.4% 오르는 데 그치며 사실상 정체했다.

코스닥, 코스피 ‘박스권’ 갇혔을 때 홀로 날았다 [투자360]

주간 등락률을 살펴보면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의 온도차는 더 분명했다. 코스닥 지수의 상승폭은 2월 1~4주 차 내내 코스피를 압도했다.

코스피 시총 대비 코스닥 시총의 비율은 19.18%로 지난해 8월 5일(19.18%) 이후 가장 높았다. 작년 11월 9~11일 17.2%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17% 초·중반대에서 보합세를 보이던 비율은 1월 27일(17.58%) 이후 급등하며 17거래일 만에 현재 수준에 다다랐다.

2월 들어 코스닥 우위 시장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기존 상식과는 조금 다른 전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입에서 ‘매파(긴축 강화)’적 언급이 이어지며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금리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고 알려진 코스닥 지수가 꺾이지 않고, 코스피 지수가 더 지지부진한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성장주’가 작년과 달리 금리에 둔감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월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가 ‘가치주’의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지만, 2월에는 시중 금리 상승에도 성장주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 자체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이동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경우 경기가 아주 바닥을 지났거나 완전히 회복될 때 강한데, 긴축 연장 우려에 경기 저점이 뒤늦게 나타날 것이란 인식이 확산 중”이라며 “긴축에 대한 부담으로 인한 경기 우려에 대형주보다 조정 폭이 컸던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코스피 ‘박스권’ 갇혔을 때 홀로 날았다 [투자360]

종목별로도 코스닥 시총 최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주가 1~2월 거센 주가 상승세로 시총 규모가 크게 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간의 시총 격차를 줄이는 선봉에 섰다.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은 올 들어 시총 규모가 74.59%(9조75억원→15조7265억원) 커졌고, 3위 엘엔에프와 4위 에코프로의 시총도 각각 44.38%(6조2492억원→9조226억원), 141.72%(2조5966억원→6조2765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KCGI가 각각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 주가가 급등한 에스엠(시총 7위)과 오스템임플란트(시총 9위) 등도 시총 증가 속도가 빨라지며 코스닥 시총과 코스피 시총 간 격차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다만, 코스닥 지수를 주로 구성하는 중소형주의 강세 현상이 단기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속속 나오는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되는 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미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속에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될 경우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 약화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포인트 선을 가지 못한 것은 미국 고용지표가 잘 나왔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보는데, 3월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되고 물가 상승 압력이 꺾인다면 대형주들이 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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