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래미안에코펠리스 전용 84㎡ 최고가서 6.2억 하락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14.9억→9.2억에 팔려
정부 규제지역 해제에도 급락 거래…“반등은 어려운 상황”
과거 집값 폭등 영향도…“여전히 가격 높다는 인식 있어”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경기도 과천, 광명 등 지역에서 집값이 수억씩 떨어지고 있다. 강남 접근성이 좋아 ‘준(準) 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에서는 6억원 이상 내린 거래가 속출했다. 지역전화번호 ‘02’를 쓰고 서울 구로구·금천구와 맞붙은 광명에서도 주요 단지 아파트가 최고가 대비 5억원 이상 내리는 가격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부동산 경기 급하강에 수도권 인기 지역도 급매물 위주 거래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과천에서 매매된 아파트 거래 중 하락 거래는 11건이었다. 이 중 3건은 최고가 대비 6억원 넘게 내렸다.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20일 13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1년 3개월 만에 전용 84㎡ 물건이 팔렸는데, 직전 거래이자 최고가 19억5000만원(13층)과 비교하면 6억2500만원(-29%) 내렸다.
원문동 ‘과천위버필드’ 전용 84㎡도 지난달 29일 15억5000만원(22층)에 손바뀜됐다. 지난 2021년 8월 기록한 최고가 21억9000만원(24층)과 비교해 6억4000만원(-29%)이나 하락한 셈이다.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116㎡도 지난달 30일 14억35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재작년 7월 최고가격 20억5000만원(24층)과 비교해 6억1500만원(-30%) 내렸다.
최고가 대비 5억원 이상 낮춰 판 거래도 잇따랐다. 래미안슈르 전용 137㎡는 이달 13일 17억4000만원(9층)에 팔렸다. 재작년 9월 기록한 최고가 23억원(13층)보다 5억6000만원(-24%) 빠진 수준이다. 래미안슈르 전용 59㎡는 지난 6일 9억2000만원(6층)에 팔려 2021년 6월 최고가 14억7000만원(14층) 대비 5억5000만원(-37%) 하락했다.
광명에서는 상급지로 꼽히는 일직동에서 하락 거래가 속출했다. 지난 7일 일직동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재작년 1월 기록한 최고가 14억9000만원 대비 5억7000억원(-38%) 하락한 9억2000만원(41층)에 거래됐다. 18일에는 일직동 ‘광명역 파크자이’ 전용 84㎡는 재작년 9월의 최고가 14억5000만원(26층)보다 5억6000만원(-38%) 하락한 8억9000만원(25층)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이달 6일 일직동 ‘광명역센트럴자이’ 전용 84㎡는 9억2000만원(39층)에 팔렸다. 2021년 11월 당시 최고가 14억7000만원(23층) 대비 5억5000만원(-37%) 내렸다.
시장에서는 과천, 광명 등에서 30%대 하락 거래가 잇따르자 정부의 규제 해제 효과가 미미했던 것 아니냐는 시각도 상당하다. 다만 규제를 풀어 이 정도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급등 지역인 만큼 조정되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이라며 “지금 집값이 반등하는 것은 어렵고, 하락폭이 더 커지지 않거나 집주인이 추가 급매물은 많이 안 내놓는 것 자체가 (규제 완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한때 개발사업, 교통 호재 등으로 폭등한 준서울 지역 집값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냉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과천, 광명 지역 아파트) 가격이 높다는 인식이 있다”며 “서울 내 상급지로 인식된 지역에서의 가격 하락도 이어지다 보니 일부 수요는 서울로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