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피터 키스틀러 박사팀, 영국 바이오뱅크 사업 참여자 50만여명 10년간 추적 결과

[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커피 섭취는 심혈관질환 환자의 심방세동·심방조동을 포함한 부정맥의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 부정맥 진단을 받은 2만4111명 중 하루 커피를 1컵 마신 사람의 사망 위험은 15% 감소했다. 심방세동·심방조동 환자의 사망 위험도 커피를 하루 1컵 마신 환자에서 18% 낮았다.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반적으로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 환자에겐 커피 섭취의 자제를 권장해 왔지만, 부정맥과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커피 섭취는 오히려 사망률을 낮추는 등 건강상 이익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정맥 환자가 하루 1잔의 커피를 섭취하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15% 낮았다.

1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호주 베이커 심장·당뇨병 연구소(Baker Heart and Diabetes Institute) 피터 키스틀러(Peter M. Kistler) 박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 사업에 참여한 50만2543명을 10년간 추적한 결과 “규칙적인 커피 섭취는 부정맥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고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연구팀이 연구 대상자 50만여명을 10년간 추적·관찰하는 동안 3만4279명이 관상동맥 질환·심부전·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진단을 받았고 이중 약 20%(6,721명)가 사망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0잔·1잔 미만·1잔·2∼3잔·4∼5잔·5잔 초과 등 6그룹으로 분류했다. 하루에 커피를 2∼3잔 마신 심혈관질환 환자의 사망 위험은 커피를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8% 낮았다.

커피 섭취는 심혈관질환 환자의 심방세동·심방조동을 포함한 부정맥의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 부정맥 진단을 받은 2만4111명 중 하루 커피를 1컵 마신 사람의 사망 위험은 15% 감소했다. 심방세동·심방조동 환자의 사망 위험도 커피를 하루 1컵 마신 환자에서 18% 낮았다. 카페인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할 수 있다. 의사가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은 부정맥 환자에게 커피를 삼가도록 권장하는 것은 그런 이유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커피는 심장을 빨리 뛰게 할 수 있어, 커피를 마시면 심장병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고 걱정하며,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은 부정맥 환자는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일반적인 의학적 조언을 자주 듣게 된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심혈관질환이 있어도 건강한 식단 일부로 커피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환자가 커피를 마시는 것이 중립적 효과(해롭지 않음을 의미)가 있거나 심장 건강을 오히려 돕는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