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추운 겨울날씨에도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추운 날씨에 운동을 즐기다보면 뻣뻣해진 뼈에 무리가 가는 일이 잦다. 대표적인 것이 ‘어깨충돌증후군’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뼈와 팔뼈 사이의 간격이 줄어들면서 공간이 좁아지고, 이 사이를 지나는 힘줄과 충돌해 통증이 발생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과거에는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측면이 컸다. 이주현 수원S서울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 어깨뼈가 자라나는 골극(가시뼈)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때 팔을 움직일 때마다 근육이나 힘줄이 손상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이뿐 아니라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운동범위를 가지고 있다보니 웨이트 트레이닝 시 손상받기 쉬운 부위로 꼽힌다.
우선 팔을 들어 올렸을 때 상완골의 머리 부분이 견갑골의 견봉 밑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야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일부 웨이트트레이닝 자세들은 이런 자세를 어렵게 하고, 부자연스러운 형태를 만들거나 과도한 힘을 받는 과정에서 둘 사이에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럴 경우 사이에 놓여 있는 점액낭과 어깨 힘줄에 염증이나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주현 원장은 "헬스장에서 ‘측면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 ‘덤벨 프론트 레이즈’, ‘오버헤드 프레스’ 등 어깨 높이 위에서 수행하거나, 양손이 바에 고정된 바벨을 사용하는 등 부자연스러운 어깨 움직임이 발생하는 운동에서 유발되기 쉽다”라며 “이밖에 누운 자세에서 벤치 프레스를 사용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견갑골이 벤치에 고정돼 부자연스러운 어깨 자세를 만들어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또 “물론 정확한 자세로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무게로 운동하면 부상을 피할 수 있다”며 “하지만 과욕을 부리거나, 잘못된 자세로 지속적으로 운동하다보면 관절과 인대가 맞물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깨충돌증후군이 발생하면 밤에 더 아픈 야간통이 나타난다. 당연히 아픈 팔 쪽으로 눕기 힘들다. 팔을 올리고 내릴 때 ‘딱’ 소리가 나거나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어깨 힘줄의 염증과 손상이 더 심해지고, 심한 경우 어깨 힘줄 파열 같은 수술이 필요한 상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
정형외과를 찾아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진단받은 경우, 초기에는 안정을 통해 더 이상의 손상을 막고,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운동을 못하는 게 마음쓰여도 나을 때까지 어깨 운동은 피하는 게 권고된다. 특히 아주 초기에는 특정 운동 자세를 잡을 때가 아니면 통증이 없어 간과하기도 하는데, 이는 병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통증이 줄어들면 점진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다. 이후 후면 삼각근, 등근육, 승모근 등 후방 부위의 강화를 통해 어깨가 앞으로 말리지 않도록 견갑골의 위치를 정상으로 돌려주는 게 도움이 된다. 이 원장은 “어깨충돌 증후군의 진단은 의사의 검진에 의한 진찰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진행상태를 알기 위해 뼈의 돌출, 관절염의 진행 정도를 볼 수 있는 X-레이, CT, MR 등을 병행할 수 있다”며 “이런 검사를 통해 회전근개나 근육의 손상이 적다면 굳이 수술하지는 않는다. 주사치료, 물리치료, 재활운동을 통해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수술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MRI 검사 상 회전근개 손상이 심한 경우다. 이밖에 어깨충돌증후군이 장기간 이어져 회전근개에 만성 염증이 있는 상황이라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 증상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회전근개 봉합술 및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이 유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