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아낀 벤투, ‘상의없이 투입’ 코치…다 ‘신의 한 수’였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국 축구 대표팀의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선보인 '황희찬 교체 투입'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 상의하지 않은 '신의 한 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타 수석 코치는 감각적인 용병술로 지난 3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1대1로 팽팽하던 후반 황희찬, 황의조 등 공격수를 투입했고, 황희찬은 역전골로 이에 보답했다.

코스타 수석 코치는 "벤투 감독님은 전반적인 전략만 알려줬다"며 "90분간 세부 사안을 (현장에서)알려줄 수 없는 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16강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던 데 대해선 "나는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우리 선수들은 내가 잘 안다. 조직화가 잘 돼있고 각자 역량도 좋다"고 했다.

앞서 벤투 감독은 2차전 가나와의 경기가 끝난 뒤 심판에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아 이날 벤치에 앉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 벤투 감독은 한국 코치진에 어떠한 조언도 하지 못했다. 징계 중인 코칭스태프는 무선 통신 시스템으로 경기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희찬 아낀 벤투, ‘상의없이 투입’ 코치…다 ‘신의 한 수’였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

코스타 수석 코치의 용병술만큼 벤투 감독이 황희찬을 그간 아끼고 있었던 것 또한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

황희찬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1차전에서 결장한 뒤 2차전 가나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황희찬이 더 완벽한 몸 상태가 되길 기다렸다. 가나전은 16강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팀이었지만 황희찬을 아껴두기로 했다. 판단은 적중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포르투갈전에 임한 황희찬은 교체 투입 후 얼마 안 돼 포르투갈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당시 상황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2차전에 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스태프에서 무리하지 말자고 판단해 쉬었다"며 "16강을 위해 승부수를 띄워야하는 3차전을 준비하는 게 긍정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3차전에서 몸 상태가 좋아졌다. (내가)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각오로 준비했다. 그동안 동료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이 컸다. 앞으로 더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